H지수 폭락에 ELS 4조 원금손실구간 진입

  • 동아일보

국내 ELS 17%가 위험권에… 금융위 “손실 확정 아니다” 불안 진화

설 연휴를 끝내고 개장한 홍콩 증시의 급락으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7,600 선으로 떨어져 이 지수를 기초로 발행된 ELS 중 약 4조 원어치가 원금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11일 H지수는 개장과 함께 7,582.74까지 하락했다가 하락폭을 줄여 7,657.92로 마감됐다. 연휴 직전 거래일보다 4.93% 하락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 잔액은 37조 원가량 된다. 금융당국은 1월 21일 H지수가 8,000대 밑으로 떨어져 2조 원가량의 ELS가 녹인 구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H지수의 하락폭이 더 커져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가 국내 대형 증권사 12곳의 ELS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H지수가 7,600 선으로 하락하면 녹인 구간이 있는 H지수 ELS의 17%(약 3조1558억 원어치)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조사는 전체 H지수 ELS의 77% 정도만 반영한 것이어서 실제 손실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는 약 4조 원어치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H지수 급락으로 관련 ELS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약 9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돌아온다”며 “그때까지 H지수가 일정 수준 회복하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성급하게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고 ELS를 해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는 만기 때 가입 당시 주가지수의 80∼90%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분간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서도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볼까 초조해하는 이유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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