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공효진 반전 쇼핑법…소비자들 마음을 쓱 잡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4일 05시 45분


■ CF 돋보기 SSG닷컴 - 매직픽업 편

- 영어 좀 하죠? 이거 읽어봐요

- 쓱

- 잘 하네


장안에 ‘쓱’이 화제다. “코트 하나 쓱 해야겠어요”, “하는 김에 김치도 쓱 해요”, “마음에 쓱 들어”하는 식이다. 전라도식 ‘거시기’처럼 활용범위가 끝도 없다.

공유, 공효진을 기용한 SSG닷컴의 CF가 인기를 끌고 있다. CF에 등장하는 ‘쓱(SSG)’은 유행어로 등극할 조짐이다. 두 사람의 감정 없는 무덤덤한 대사가 뭔가 표현하기 힘든 매력을 전해준다. 듣고 있으면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다. 중독성이 세다. 어디선가 본 듯한 외국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신선하지만 딱히 창조적일 것까지는 없다. SSG를 ‘쓱’으로 읽는 아이디어는 스브스뉴스가 앞선다. ‘쓱’ CF는 인기에 힘입어 연달아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매직픽업’ 편(사진)도 그 중 하나다.

- 내 라면 언제 와요

- 아침에 장 봤으니까 5분 후에 쓱 올거에요

- 물 끓여 놓을게요


차도남, 차도녀 커플의 쇼핑법을 세련되게 풀었다. 은근한 반전이 매력이다. 화면에 비치는 집은 매우 고급스럽다. 딱 봐도 돈 있는 집이다. 공유와 공효진도 “우린 돈 좀 있어요”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 공유는 “메이커 아님 안 신어요”라 하고, 공효진은 “백화점 물건이에요”라고 답한다. 두 사람은 집에서도 정장차림이다.

그런데 말은 참 ‘싼티’가 난다. “내 라면 언제 와요”가 그렇고, 메이커 타령이 그렇다. SSG를 ‘쓱’으로 읽는 영어실력(?)도 웃음을 자아낸다. 공유, 공효진의 평소 이미지를 살렸다면 이런 흥미로운 CF를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스토리, 유니크한 아이디어, 화면의 아름다움, 메시지 전달의 영리함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이런 CF라면 몇 번이고 돌려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여친이 느닷없이 “70만원짜리 다운재킷 하나 쓱 해야겠어요”하며 눈을 반짝인다면, 또 어떤 마음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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