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삼성생명, 10년 넘게 1위… KT&G도 굳건히 자리 지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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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18년째 NCSI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이 지난해 편의성과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T전화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다.
18년째 NCSI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이 지난해 편의성과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T전화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다.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국내 73개 산업 314개 기업·대학·공공기관에 대한 2015년 ‘국가고객만족도(NCSI)’를 조사한 결과 평균 74.1점으로 2014년 73.4점보다 0.7점(1.0%) 올랐다고 6일 밝혔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호텔 서비스업 부문의 호텔신라와 롯데호텔이 86점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아파트), 한국야쿠르트(우유·발효유), SK텔레콤(이동전화서비스)은 18년 연속 해당 업종 1위를 지켰다.

○ 전반적 상승세 속 여전한 호텔업 강세


지난해 모두 14곳이 NCSI 점수가 80점 이상인 1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9곳은 물론이고 2012년 13곳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75∼79점인 2등급의 경우 127곳에 이르렀다. 1, 2등급을 합한 숫자는 2011년 37곳, 2012년과 2013년 각 48곳, 2014년 87곳, 지난해 141곳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전반적인 NCSI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호텔 서비스업의 강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호텔업 NCSI는 84점으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개별 기업을 살펴보더라도 2014년에는 ‘톱10’ 중 호텔이 5자리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호텔이 1∼11위를 휩쓸었다.

2위와 3위는 면세점(79점)과 병원(78점)이었다. 2014년 대비 NCSI 점수가 상승한 업종은 73개 중 45개(61.6%)나 됐다.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업종은 전문대학(64→69점), 국립대(67→72점), 소형승용차(71→74점)였다.

반면 사립대는 2014년보다 4점 떨어진 67점으로 최하위로 밀렸다. 연초 담뱃값 인상의 여파로 담배 업종의 평균점수는 2014년 74점에서 1점 떨어졌다. KT&G는 해외 담배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동종업계 내 NCSI 1위로 자존심을 지켰다.

○ 눈에 띄는 장수 1위


지난해 조사에서는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던 기업이 선두를 내준 업종이 7개나 됐다. 공동 1위가 배출된 업종도 11개였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장수 1위 기업인 삼성물산, 한국야쿠르트, SK텔레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고객이 직접 현장점검에 참여하는 ‘입주자 초청 행사’를 진행하고, 업계 최초로 서비스 브랜드 ‘래미안 헤스티아’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건강한 습관’이라는 신(新)기업가치를 선포하며 ‘당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어 대표 브랜드인 ‘야쿠르트’의 당 함량을 43년 만에 50%로 낮춰 저당 제품으로 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0일 편의성과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T전화 2.5버전’을 내놓았다. 스팸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사기 전화번호도 제공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였고, 사용자환경(UI) 개편으로 사용성과 디자인을 개선했다. SK텔레콤은 최고의 고객중심경영 기업으로 고객들에게 행복한 모바일 라이프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 중 13년째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생명보험업계에서 12년 연속 1위를 지킨 삼성생명도 대표적인 장수 1위 기업으로 꼽힌다.

○ 시장 위협요인 극복해야

한국생산성본부는 올해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소비에도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른바 ‘가치소비’에 주목하고 전략적으로 신규 수요보다는 재구매 및 교체 수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생산성본부 측 조언이다.

불경기 및 틈새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소비를 주도할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한국생산성본부는 제언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모바일 중심, 강한 자기표현 욕구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기반의 융·복합 산업 생태계로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해외 직구 증가 등을 통해 낮은 가격, 높은 품질의 수입상품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고객 눈높이를 충족시키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만족 활동 및 제도를 개발해야 NCSI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생활가전 분야 혁신제품 호평… 건설업도 개선 기대 ▼

2016년 산업별 전망은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 결산을 하면서 올해 전망도 함께 내놨다.

전자업종에서는 지난 3년간 에어컨, TV, 냉장고, 정수기 등이 생활가전부문을 이끌어왔다.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인한 가격 상승에도 제품 혁신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고객만족도가 상승할 수 있었다. 올해도 냉장고를 필두로 대대적인 제품 개선이 예고되고 있어 만족도 상승의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PC와 태블릿PC 모두 만족도의 하락세를 되돌리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내수시장 침체가 비(非)내구재 업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 올해 역시 식음료 등 비내구재 소비재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가격 민감도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및 화장품 업종 중에서는 아웃도어 의류가 지난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에 마침표를 찍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의류 업체들은 올해부터는 스포츠·일상 의류와 전문 기능성 의류 사이에서 제품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생산성본부 측의 판단이다.

지난해 자동차제조업 시장은 수입차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 완성체 업체의 치열한 방어전 양상이 꾸준하게 진행되었던 시기로 요약된다. 그러면서 NCSI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올해 역시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동산시장은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만 지난해 아파트건설업 NCSI는 오히려 전년 에 비해 하락했다. 제품 품질의 정체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건설업체들이 서비스 투자액을 늘리면서 서비스 품질 개선에 따른 NCSI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자산운용시장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어 고객의 불만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면 기존 은행업종에서도 IT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거래방식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고객만족도#삼성생명#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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