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166조 사상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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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 급증… 석달새 34조 늘어, 美금리 인상땐 부실 커질 우려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166조 원으로 6월 말(1131조5000억 원)보다 34조5000억 원(3.0%)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총액 및 분기별 증가폭 모두 한은이 가계부채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1년 전인 작년 9월 말과 비교하면 106조6000억 원(10.4%) 불어난 수치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금융권의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정부의 정책 효과 등이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2분기(4∼6월) 32조7000억 원이 늘어난 가계대출은 3분기(7∼9월)에도 30조6000억 원이 불어나며 급증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은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고, 지난해부터 부동산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급증한 것도 전체 가계빚 증가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가계빚의 일부를 차지하는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역시 올 3분기에만 3조9000억 원이 불었다. 한은 관계자는 “판매신용의 증가는 한국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에서 벗어나고 정부의 소비확대 대책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가계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다음 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국내 시중금리도 시차를 두고 함께 오르면서 가계빚 중 상당 부분이 부실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은행권은 금융회사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원금 분할 상환을 유도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고 현재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율 중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가계부채#대출#주택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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