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 라인업 완성

  • 동아일보

[광복 70년 경제성장 70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1고로의 화입(火入)식에 참석해 고로 아래쪽의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1고로의 화입(火入)식에 참석해 고로 아래쪽의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완공과 현대건설 인수를 그룹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0년 4월 충남 당진군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준공식을 갖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쇳물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일관제철소를 구축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산업의 기초인 고로(高爐) 쇳물부터 제조업의 대표적 제품인 자동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그룹의 염원이자 꿈이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과거 제철소 건설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를 아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뤄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에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현대가(家)의 적통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2011년 4월 정 회장이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 인수 이후 첫발을 들이면서 느낀 감회가 남달랐다는 게 주변 임원들의 전언이다.

1983년 5월 준공된 계동사옥을 두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이곳에서 세계 경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동사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현대가의 정신이 그대로 깃든 곳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도 마무리하면서 자동차와 철강 건설로 대표되는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을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을 통해 철판을 생산해 공급받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장을 건설하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만든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으로부터 강판과 부품을 공급받은 현대·기아차는 완성차를 생산한다. 생산된 완성차는 현대글로비스가 운반한다. 또 자동차 할부나 중고차 판매는 현대캐피탈과 현대글로비스가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수직계열화는 전 세계 어느 자동차 업체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원가구조와 생산효율을 달성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BMW 등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에 견줄 수 있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도 갖춰 나가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 강판을 자동차 생산에 사용하고 수명을 다한 자동차 차체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폐차 처리된다.

폐처리된 철강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철근과 H형강 등 건설용 제품 원료로 재활용돼 현대건설이 활용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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