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의 龍 키우는 ‘교육 사다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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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년 맞은 삼성 드림클래스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달 24일 시작된 삼성 ‘2015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의 수업 장면. 앞으로 3주간 전국 읍·면·도서 지역 
중학생 1800명이 6개 대학에서 합숙하며 대학생들로부터 영어, 수학 집중 교육을 받는다. 삼성그룹 제공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달 24일 시작된 삼성 ‘2015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의 수업 장면. 앞으로 3주간 전국 읍·면·도서 지역 중학생 1800명이 6개 대학에서 합숙하며 대학생들로부터 영어, 수학 집중 교육을 받는다. 삼성그룹 제공
“왜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사회가 됐느냐”며 해결책을 찾으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시로 2011년 시작된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드림클래스’가 4주년을 맞았다.

드림클래스는 별도로 사교육을 받기 힘든 가정의 중학생들을 위해 대학생들이 강사가 돼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 삼성그룹은 장학금을 제공한다. 더이상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적어도 교육 불평등이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다.

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올해 여름캠프까지 포함해 드림클래스를 거쳐 간 중학생은 모두 3만7342명. 드림클래스는 어느덧 중학생뿐 아니라 교사로 참여하는 20대 젊은이들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이제까지 총 1만 명이 넘는 대학생이 누군가의 멘토가 돼 강단에 올랐다.

삼성 관계자는 “기본 1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대학생 강사들이 한 학급을 책임지고 이끌어 간다”며 “영어, 수학 교과 지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 생활에 대한 조언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일반 사교육과 가장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프로그램이 운영된 지 4년이 되면서 드림클래스를 거쳐 간 중학생이 어느덧 대학생이 돼 강사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도 생겼다. 올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대학생 강사로 참가한 정은진 씨(19·여)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2년 드림클래스에 학생으로 참가했다. 올해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에 입학한 정 씨는 “3년 전 드림클래스에서 만났던 선생님도 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KAIST 학생이었다”며 “나의 희망과 비슷한 길을 걸어간 선배를 만난 덕에 생생한 조언을 들으며 용기와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역시 2012년 중학교 3학년 시절 드림클래스에 참가했던 엄지영 씨(19·여)도 올해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입학해 드림클래스 강사로 돌아왔다. 중학교 1학년인 엄 씨의 친동생도 올해 드림클래스 주중반 학생이다. 엄 씨는 “중학교 때 남들처럼 학원을 다닐 수 없어 영어가 늘 고민이었는데 드림클래스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며 “드림클래스 후배들을 친동생이라 생각하고 잘 가르치려고 한다”고 했다.

4회 연속 강사로 참가해 온 ‘열혈 교사’들도 있다. 배현진 씨(22·서울대 물리교육 3)는 “나 역시 장학금 등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참가했다”며 “내년 군 입대 전까지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했다.

삼성은 드림클래스 여름캠프 참가 중학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6일 대전 충남대에서 ‘플레이 더 챌린지’ 토크콘서트도 진행한다. 강사로 참여할 김명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항해할 때는 끊임없이 방향키를 움직이며 항로를 유지해야 한다. 꿈을 향해 나아가려면 작은 목표들을 달성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확인하고 조정하라”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또 다른 강연자인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연구를 이어 온 경험을 토대로 극한 상황에 맞서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삼성 드림클래스::

저소득층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등에 영어와 수학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삼성그룹의 교육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차상위계층 중학생 가운데 학습 의지가 높은 학생들을 각 지역 교육청에서 추천받아 운영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개천#교육#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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