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공기업]한국인 IMO 사무총장 탄생… 민관 협동 외교 빛났다

  • 동아일보

최근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한국인이 당선되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위상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 치러진 IMO 사무총장 선거에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9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인 사무총장은 한국이 IMO에 가입한 지 53년 만에 처음이며 아시아인 중에서도 세 번째다. 이번에 임 사장이 당선된 것은 정부 부처와 민간이 힘을 합친 ‘협동 외교의 산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1960년에 설립돼 200개의 회원사를 보유한 한국선주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선주협회는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함께 4월 ‘IMO 사무총장 선출 지원협의회’를 만들어 임 당선자의 선거 활동을 뒷바라지했다.

임 사장이 IMO 사무총장에 당선되면서 국내 해운업계도 크게 고무돼 있다. IMO는 해운·조선에 관련된 안전, 해상보안, 교통 등의 국제 규범을 만드는 유엔 전문기구로 국제 해양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선주협회 측은 “해운과 관련된 국제 기준을 만들거나 고치는 과정에서 국내 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업계뿐만 아니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임 당선자도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표준화한 뒤 IMO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해 한국과 세계 해양 산업이 ‘윈윈’ 하도록 만들겠다”고 당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선주협회는 국내 해운업계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7∼12월)에 △해운금융 여건 개선 △해운 경영 환경 제고 △선원 안전 확보 △해운홍보 강화 및 대국민 이미지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무 선주협회 전무는 “지난 3개월 동안 임 당선자를 지원하면서 해운산업계의 끈끈한 애정과 결속력을 확인했다”며 “임 당선자가 해양산업이 국제 경제발전을 든든히 받쳐주는 기간산업의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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