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면세점 티켓 거머쥔 현대산업개발의 ‘행복한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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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 시내 면세점 티켓을 거머쥔 현대산업개발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현재 본사 사무실로 쓰고 있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용산 민자역사) 전체를 면세점으로 꾸밀지, 일부는 본사로 계속 사용할지가 고민의 요체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사옥 운’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I-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야심 차게 건립한 본사 사옥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2001년 미국 론스타펀드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강남구 삼성동에 ‘아이파크타워’를 세워 본사로 쓰다가 4년 전인 2011년에 용산 아이파크몰로 옮겼습니다. 당시 본사를 옮긴 이유를 두고 분양·임대가 부진했던 아이파크몰을 채우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이번에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이라는 이름으로 면세점사업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면세점 입주로 용산 아이파크몰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면적 28만 ㎡의 거대한 규모의 몰과 넓은 주차장, KTX와 지하철이 맞닿은 교통조건은 다른 면세점 후보들이 따라잡기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내년 1월을 목표로 면세점 개점 준비에 들어가면서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몰 8, 9층에 있는 본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마침 아이파크타워의 ‘세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말 경북 경주시로 이전합니다. 이 때문에 용산 본사 자리를 면세점에 내주고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로 금의환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굳이 옮길 필요가 있나”라는 말도 있습니다. 면세점 허가권을 따낸 좋은 터를 떠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본사 이전과 관련해 특별히 검토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게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본사 이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면세점 준비에 전력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HDC신라면세점의 총 규모는 2만5000㎡이지만 내년에 우선 4000㎡ 규모로 일부 개장할 예정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일단 면세점 개장부터 해놓고 본사 이전 문제는 차차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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