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상장 건설사’ 경남기업 42년만에 상장폐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2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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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상장 건설사’인 경남기업이 입성한지 42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에 따라 지분의 약 3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2003년 인수한 뒤 한 때 매출 2조 원을 넘겼던 기업의 운명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14일 경남기업은 “주식 정리매매가 오늘 종료됨에 따라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경남기업 상장이 폐지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경남기업의 자본 전액이 바닥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상장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경남기업의 주가는 1994년에 22만5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수차례 감자(減資)를 거치고 사업 손실이 누적되며 지난해 말 4810원까지 떨어졌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다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은 전날보다 44.61% 내린 113원에 마감했다.

경남기업이 상장 폐지되면서 채권은행은 물론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09%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게 됐다. 회사가 재기에 성공해 재상장되면 주식을 종전처럼 거래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경남 아너스빌’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경남기업은 원래 1951년 8월에 대구에서 경남토건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1954년에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꾼 뒤 1965년 태국에 진출해 ‘해외 건설면허 1호’ 기록도 갖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동 등 해외시장을 토대로 시공능력 20위권의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했다.

1987년에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으나 2000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됐다. 2003년 성 회장이 인수한 뒤에는 한때 매출이 2조 원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어려움에 처했고 이달 7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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