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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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400여개 상장기업 주주총회

국내 주요 그룹 계열 상장사 400여 곳이 20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경영진과 2대 주주가 의견이 엇갈린 기업들에선 주주들이 경영진의 손을 들어 줬다. 기아자동차 주총에서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7.0%)이 반대 입장을 밝혔던 김원준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전 공정거래위원회 국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전력 본사 터 매입 과정에서 이사들이 경영진에 대한 감시, 감독 의무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며 재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일동제약 주총에서는 녹십자의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시도가 불발됐다. 일동제약은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서창록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감사에 각각 선임했다.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다. 일동제약 2대 주주(지분 29.4%)인 녹십자는 지난달 초 일동제약 경영권 참여를 위해 사외이사와 감사를 자사 추천 인사로 선임해 달라는 주주 제안을 냈다.

재계 3세들의 경영 보폭도 확대됐다.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략기획본부장(전무)은 세아특수강의 기타 비상무이사(오너 일가이거나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비상근이사)로 선임돼 3세 경영의 보폭을 넓혔다. 이 전무는 현재 세아홀딩스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는 27일 세아R&I 주총에서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SPC그룹 계열사 삼립식품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와 차남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를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일부 재계 총수는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SKC 주총에서는 최신원 회장과 최 회장의 매제인 박장석 부회장이 등기임원과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그대로 맡는다. 박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최근 대기업 총수와 오너 일가가 5억 원 이상 보수 공개 제도를 의식해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잇따라 사퇴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은 계열사는 CJ㈜와 CJ제일제당 2곳으로 줄어들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 회장의 병세가 깊어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 E&M, CJ오쇼핑, CJ CGV 등 3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강유현 yhkang@donga.com·박창규·김유영 기자
#녹십자#일동제약#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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