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아버지의 경고… 롯데 후계구도 흔들

김현수기자 , 한우신기자 입력 2015-01-07 03:00수정 2015-01-0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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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 일본 자회사 3곳 임원직 해임
롯데그룹에 태풍의 전조가 일고 있다. 올해 93세가 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뒤를 이을 경영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물밑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61)은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일본 롯데 자회사 세 곳의 임원직에서 지난달 26일 전격 해임됐다. 재계는 이번 해임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동생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60)과 경영권 경쟁에 나서지 말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신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총괄회장이 새로운 경영승계를 구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식품과 유통으로의 계열분리를 통해 장남과 차남이 경영을 승계할 것이란 예측도 우세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부회장을 해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밖에 없다. 이번 해임은 단순한 일본 내 경영 구조조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서도 이번 인사조치가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신동주 부회장으로부터 크리스마스카드까지 받았는데 이번 인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신 부회장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인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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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 부회장은 해임됐을까.

일본 내 한국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의 교통정리를 무시하고 신 부회장이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자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경고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일본은 장남, 한국은 차남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했다는 말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신 부회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 91조7000억 원으로 국내 재계 서열 7위를 차지한 반면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롯데그룹은 74개 계열사가 417개 순환출자 고리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중 지주 회사 격인 회사는 호텔롯데. 이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 총괄회장의 두 아들은 모두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신 부회장이 지분을 늘린 롯데제과 역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의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쇼핑의 또 다른 주주인 롯데칠성 지분도 갖고 있다. 출자고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롯데알미늄 등의 최대주주는 일본의 L제2투자회사로 투자자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가 유통과 식품계열사로 그룹을 분리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장남인 신 부회장이 식품 및 화학 계열을, 차남인 신 회장이 유통 계열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한우신 기자
#신동주#롯데홀딩스#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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