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구출작전에 쓰인 ‘카이샷’ 개발… 보안장비업체 아이디폰 엄현덕 사장

  • 동아일보

“세계 어디서나 끊김없는 실시간 영상 보게될 것”

엄현덕 아이디폰 사장이 카이샷의 제원과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엄현덕 아이디폰 사장이 카이샷의 제원과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위성통신망을 이용해 실시간 영상을 끊어짐 없이 전 세계로, 그것도 싼 비용에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엄현덕 아이디폰 사장(58)은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31길 본사 사무실에서 “위성 영상 전송시스템을 개발하려고 와이파이 방식으로 위성통신을 통해 영상과 음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영상을 기존의 20분의 1 크기로 압축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아이디폰이 이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은 기후변화로 홍수, 폭설 등 대형 재난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기지국 같은 일반 통신망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엄 사장은 “현장 상황을 고화질 영상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위성통신 영상단말기, 위성통신 네트워크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개발에 성공해 코스닥이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폰은 2007년 이동 영상 전송장비인 ‘카이샷’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 보안장비 전문기업이다. 카이샷은 2011년 해군 청해부대가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 때 쓰여 주목을 받았다.

서울공고를 마치고 1975년 삼양식품에 취직한 엄 사장은 고장이 잦던 일본제 자동 라면포장기의 조절기를 분해해 수리하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국방과학연구소를 거쳐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산전에서 마그네틱카드 리더기, 신용카드 조회기, 바코드 리더기 등을 개발하고 특허 8개를 따내 사내 발명왕에 올랐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자 팀장이던 그는 동료 4명과 신용카드 조회기 사업권을 넘겨받아 1999년 아이디폰을 창업했다. 초기엔 호황을 누렸으나 후발 생산업체가 늘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하자 새 사업에 나섰다.

2002년 미국 지인의 소개로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대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차량용 무선 녹음장치를 개발해 미국 경찰에 공급한 데 이어 2004년 경찰 차량용 블랙박스를 납품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군인 경찰 소방관 등과 3년 넘게 현장실험을 하며 주문 사항을 반영해 만든 게 특허 제품인 카이샷이다.

아이디폰은 저격수의 조준경 화면을 지휘부에 실시간 전송해 오인사격을 방지하는 사격통제시스템, 사용자의 건물 내 위치는 물론이고 체온, 심박수 등을 알려주는 실내항법장치 등 20여 개 국내외 특허를 갖고 있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카이샷#보안장비업체#아이디폰#엄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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