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판매왕 비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신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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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누적판매 4000대 달성한 ‘그랜드 마스터’ 홍재석-박광주씨

“K7이 더 깊어진 매력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그랜드 마스터’는 같은 휴대전화 연결음을 쓰고 있었다. 자동차 누적 판매 4000대를 달성해 ‘그랜드 마스터’ 칭호를 받은 기아자동차 박광주(서울 테헤란로지점) 홍재석 영업부장(충북 충주지점)에게 ‘영업의 신’이 된 소감과 기억에 남는 고객에 대해 물어봤다.

“10년 전 분식점에 우연히 들렀는데 여든 살도 넘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허름한 가게이고 연세도 많으셔서 큰 기대는 안하고 차 얘길 꺼냈는데 의외로 자동차에 대해 많이 아시고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거의 5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라면도 먹고 떡볶이도 먹고 했어요. 결국 5년 만에 프라이드를 구매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생각이 많이 나네요.”(홍 부장)

“1997년에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서 개인택시 하시는 분에게 콩코드 택시를 팔러 간 적이 있어요. 분명 경기 파주에서 주말농장 마치고 오후 6시경에 댁으로 오신다고 했는데, 아무리 시간이 가도 나타나시지 않는 거예요. 그땐 휴대전화가 있던 때도 아니어서 연락도 안 되고…. 바람맞은 건가 싶긴 했지만, 그럴 분은 아니다 싶어 무작정 기다렸는데 다음날 오전 3시에 오시더라고요. 차가 고장 나서 늦었다며 바로 계약서에 사인해 주시더라고요. 그 뒤로도 그분의 조카나 다른 친척 분들도 저한테 차를 사셨습니다.”(박 부장)

싸지고 고급스러워진 ‘K7 2015’ 기아자동차가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내영업본부 사옥에서 준대형 세단 ‘K7 2015’ 신차 발표회를 열고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 가격은 낮췄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싸지고 고급스러워진 ‘K7 2015’ 기아자동차가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국내영업본부 사옥에서 준대형 세단 ‘K7 2015’ 신차 발표회를 열고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 가격은 낮췄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두 사람에게 영업비결을 묻자 “고객들과 자주 연락하고 신뢰를 잃지 말라”는 원론적인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따라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박 부장은 핵심 고객 260여 명에게 매달 앞장에 따로 메시지를 적은 책을 보낸다고 한다. 7월이 되면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되는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앞장에 적어 보낸다든가, 세월호 참사 때는 노란 리본을 프린트해 보내는 식이다.

고향에서 활동 중인 홍 부장은 “내가 파는 차의 80% 정도는 기존 고객에게 소개받아 판매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홍 부장은 전화번호가 바뀌면 불편해하는 고객이 있을까 봐 새 휴대전화와 함께 예전 ‘011’로 시작되는 번호의 휴대전화를 같이 들고 다닌다.

활동하는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 부장은 도농복합지역인 충북 충주시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모닝이나 K3 외에 1t 화물차도 많이 판다. 박 부장은 “서울 강남 지역은 수입차와 업계 1위인 현대차 수요가 워낙 많아 기아차 영업이 어려운 곳”이라며 “그럴 땐 정면승부보다 경차 ‘레이’ 등으로 세컨드카 수요를 공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1994년 입사해 전국 판매 상위 10명인 ‘기아 판매왕’에 2001년부터 13년 연속 선정됐다. 1990년 입사한 홍 부장도 11차례 ‘기아 판매왕’에 올랐다. 외환위기 때 주춤했던 적도 있지만 20년간 매년 200대 이상을 꾸준히 팔아온 셈이다. 기아차 역사상 누적 4000대 이상을 판 ‘그랜드 마스터’는 이들을 포함해 단 4명뿐이다. 기아차는 두 사람에게 부상으로 ‘K9’ 차량을 수여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자동차 판매왕#기아자동차#그랜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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