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그랜저 디젤 “정숙성은 합격인데 실제 연비는?”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7월 5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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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그랜저에 디젤엔진을 포함시켜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제부터는 그랜저를 구입할 때 가솔린, 하이브리드, 디젤 엔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를 수 있게 됐다.

그랜저 디젤은 광풍으로 불어 닥친 국내 디젤 세단 시장에서 수입차에 맞서려고 탄생시킨 현대차의 전략차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은 유럽 디젤 세단들로부터 국내 자동차시장을 지켜내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2리터 R엔진, 202마력에 토크는 45.0kg.m
현대차의 바람대로 수입차 디젤 세단의 광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 검증하기 위해 그랜저 디젤을 타고 인천 영종도 일대 160여km를 달렸다. 시승차는 HG220 eVGT 프리미엄 모델로 3494만 원짜리다. 하위 트림인 모던은 3254만 원.

외부와 내부 디자인은 알로이 휠 등 몇 가지 소소한 부분을 빼고는 기존 가솔린 모델과 똑같다. 때문에 디자인 평가 보다는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 연비, 가속력 등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랜저 디젤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2.2리터 R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0kg.m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이미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에 적용돼 성능을 검증받았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도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소리가 조용했다. 흡차음재로 엔진룸을 적절히 감싼 결과다. 창문을 모두 내리자 그제야 디젤엔진 특유의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밀려왔다. 이런 정숙성은 고속영역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진동을 조금 더 억제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소음과 진동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6단 변속기는 조금 아쉬워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서며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중속에서 고속으로 꾸준히 치고 올라가는 가속감이 만족스럽다. 120km/h까지 속도를 올려도 엔진회전수는 2000rpm 내외에 머물렀다. 토크가 높고 기어비를 적절하게 세팅해 엔진 회전수를 크게 높이지 않아도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큰 장점이다.

이 차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는데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변속시점을 알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하지만 프리미엄 급 경쟁차들이 대부분 8단을 쓰고 있어 6단으로는 조금 아쉽다. 독일의 대중 브랜드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차세대 모델에 10단 변속기를 쓸 계획이라는 소식까지 들린다.
직선로에서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에 맞추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디젤엔진 특유의 묵직한 토크가 전해지며 차는 어느새 초고속영역에 도달했다. 가속이 꾸준하고 부드럽다. 약간 가벼운 느낌이 들던 스티어링 휠도 묵직하게 안정감을 줬다. 서스펜션은 출렁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독일 경쟁차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무른 편이다.

#실제연비 제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랜저 디젤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4.0km/ℓ다.(도심 12.0km/ℓ, 고속도로 17.5km/ℓ) 이날 시승에서는 평소보다 연비 측정에 더욱 신경을 썼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비 과장 문제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서다. 그러나 모든 시승이 끝난 뒤 확인한 연비는 제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평상시 주행패턴으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약 3대7의 비율로 40km 가량 정속 주행한 뒤 측정한 연비는 17km/ℓ 내외를 기록했다. 만약 철저하게 연비주행을 했다면 수치는 더 좋아졌을 것이다.

이후 시승을 마칠 때까지 약 120km는 차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급한 가속과 감속을 하고 때로는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맞추고 최고 속도로 달렸다. 이 결과 160km의 시승을 모두 마친 뒤 마지막으로 확인한 연비는 10.3km/ℓ이었다. 시승을 함께 한 동료 기자들도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기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시승에서는 정상적인 주행보다 20~30%가량 연료를 더 소비한다.
#“시장 초기반응 긍정적”
시승이 끝난 뒤 현대차 직원에게 판매 목표를 물었다. “당초에는 전체 그랜저 판매량에서 15% 정도를 예상했는데, 초기 반응이 워낙 좋아 현재 20%를 넘기고 있다. 당분간은 이 비율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장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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