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비빔면, 30년간 8억개 비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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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면적 7배 분량 팔려… 시장 67% 점유-누적매출 3500억

‘팔도 비빔면’이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라면은 뜨거운 국물이 있어야 제 맛’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등장한 이 라면은 스스로 만들어 낸 비빔면 시장에서 뒤따르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30년째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1983년 팔도 브랜드로 라면 사업에 진출한 한국야쿠르트는 여름철 집에서 삶아먹는 비빔국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성공의 관건은 매콤하고 새콤하면서 달콤한 맛을 구현하는 것. 직원들은 고추장과 설탕, 식초, 파, 마늘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전국 맛집 수십 곳을 다녔다. 작은 필름통에 몰래 소스를 담아와 연구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소스 맛을 살리기 위해 당시 주를 이뤘던 분말이 아닌 액상 수프를 선택했다.

1984년 6월 5일 마침내 팔도 비빔면이 세상에 나왔다. 국내 최초의 ‘차가운 라면’, ‘국물 없는 라면’이었다. 소비자들은 당황했다. 면발을 식히지 않고 소스를 넣거나 일반 라면처럼 물을 붓고 끓여 먹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이때 나온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가사의 광고노래가 히트였다. 이 광고의 성공으로 비빔면은 여름철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0년간 팔도 비빔면은 모두 8억 개 팔렸다. 비빔면 봉지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서울 여의도(290만 m²) 면적의 약 7배에 이른다. 경쟁사들이 찰비빔면(농심), 열무비빔면(삼양식품), 오뚜기비빔면(오뚜기) 등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원조’인 팔도 비빔면은 시장 점유율 67%(2013년 기준)로 1위를 지키고 있다.

30년간 매출액은 총 3500억 원. 지난해에는 470억 원어치가 팔려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팔도는 3월 컵라면형 비빔면인 ‘팔도비빔면 컵’을, 4월 청양고추 못지않게 매운 ‘팔도쫄비빔면’ 등 비빔면의 자매품을 각각 내놓으면서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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