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産 체리, 저가공습 채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산지수확량 작년대비 20% 늘어… 대대적 수출 판촉행사 움직임
국내과일 소비에 타격 입힐수도

미국 워싱턴 주(州)의 체리 풍년으로 올여름 미국산 체리의 저가(低價) 물량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산 과일의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내 체리 주산지인 워싱턴 주의 올여름 체리 생산량은 지난해(15만314t)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18만1437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북서부 체리생산자협회는 한국·유럽연합(EU)·중국 등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미 농무부로부터도 30만 달러(약 3억 원) 이상의 관련 예산을 지원받았다. 워싱턴 주와 더불어 체리의 주산지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주 체리위원회도 최근 잠재성이 높은 한국 시장에 적극 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산 체리 수입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된 2012년 이후 급증했다. 이 해 한국은 전년(4737t)의 2배에 가까운 9325t의 체리를 들여왔다. 미국 체리의 해외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7.5%, 2012년 11.1%, 2013년 17.4%로 점점 커졌다. 올해는 수입량이 1만 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체리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직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예년보다 빠른 4월 말부터 수입 체리를 팔고 있다”며 “워싱턴 주의 생산 물량이 들어오는 6월 이후가 되면 체리 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리 수입 증가와 관련해 국내산 제철과일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소비자들은 “체리를 사는 대신 포도 자두 참외 수박 순으로 국내산 과일 구매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황성혁 농협경제연구소 유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국내산 제철과일의 판촉 전략을 미리 마련하지 않으면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국내산 체리도 품종 개량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체리#산지수확량#농림축산식품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