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서 賞받고 CES에서도 인기 끌었는데… 국내서는 신생벤처라고 거들떠도 안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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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네트워크 업체 고퀄 창업한 20대 사장의 하소연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주최한 국제창업행사에서 상을 받은 우상범 고퀄 대표(왼쪽). 고퀄 제공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주최한 국제창업행사에서 상을 받은 우상범 고퀄 대표(왼쪽). 고퀄 제공
우상범 고퀄 대표(25)는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개최한 국제창업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조명을 제어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선보여 인기상을 받았다. 우 대표는 “200∼300명이 참석했는데 4명이 상을 받았고, 그중 동양인은 혼자였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작년 8월 창업을 했고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도 참석해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제품 양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우 대표는 “시공사와 인테리어 업체의 관계가 밀착돼 있고, 인테리어 업자들도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우선시하다 보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해외에서는 관심이 많았지만 국내 실적이 없다 보니 계약 단계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정부에서 판로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수가 적은 데다 수도권 위주여서 대구에 사무실이 있는 우리 같은 업체는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퀄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성과를 못 거두고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판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퀄의 사례는 신생 벤처기업이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대학생창업동아리연합(NEST) 회원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유통채널이 충분하다는 응답자는 27.7%에 불과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벤처기업#홈네트워크#우상범#고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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