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불안에… 지갑 닫는 노인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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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소비성향 10년새 18%P 감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로 가계가 소비를 계속 줄이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의 소비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고령층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가 70대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76%로 2003년 94%에서 18%포인트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구주가 60대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도 78%에서 70%로 8%포인트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의 평균소비성향은 78%에서 73%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은 각 가구가 세금이나 연금, 보험료 등에 지불한 돈을 뺀 가처분소득에서 얼마를 소비에 사용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평균소비성향이 낮을수록 소비가 적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령층이 소비 감소를 주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석되고 있다. KDI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저축 비중이 낮고 소비 비중이 높아진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70대의 평균소비성향(76%)이 40대(77%)보다 낮았는데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라고 설명했다.

KDI는 이 같은 국내 고령층 소비 감소의 원인으로 ‘노후 불안’을 꼽았다. KDI는 “국내 기대수명이 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은퇴 시기는 비슷해 최근 10년 새 50대 이상의 소비 감소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다”며 “퇴직연령 연장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 활성화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노후불안#kdi#평균소비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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