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KT, 명퇴금 1조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03시 00분


작년 한해 영업으로 번 돈보다 많아
회사채 검토… 2분기 적자 불가피

KT가 전체 직원의 70%에 이르는 2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하면서 향후 명예퇴직금만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비용 지출로 KT의 2분기(4∼6월) 실적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특별 명예퇴직 규모를 6000명에서 최대 1만 명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는 “KT 내부에서 최대 1만 명까지 인원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특별 명예퇴직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목표치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KT는 특별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퇴직금과 함께 최대 2년 치의 연봉을 명예 퇴직금으로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2009년 명예퇴직한 5900여 명에게 총 9000억 원 안팎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적어도 1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지난해 영업이익(8393억 원)을 훌쩍 넘는 수치다. 명예퇴직금 마련을 위해 KT는 3월 철회한 회사채 발행 계획을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2월 5000억 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가입자 정보 유출, 부정대출 사건에다 자회사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 등 악재가 겹치면서 철회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현금 자산으로 최대한 충당하고, 부족분에 대해서는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차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명예퇴직자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명예퇴직금 지급과 4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영업정지가 겹쳐 KT의 2분기 실적은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명예퇴직 이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점차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명예퇴직 대상자의 약 30%(6900명)가 신청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 3310억 원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영업정지#KT#명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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