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0억 들인 ‘김대중 대교’ 탄생에 이런 산고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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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 제공
전남 신안과 무안을 연결하는 해상교량 이름이 '김대중 대교'로 결정됐다. 또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 중 전사한 해역에 건설되는 교량 이름을 '이순신 대교'로 부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최근 국가지명위원회를 개최해 전남 소재의 교량 명칭과 경남 소재의 산·봉우리 명칭을 제정·변경하고, 오는 4일부터 공식 사용한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이번 국가지명위원회의 결정에는 앞서 소개한 인명(人名)을 사용한 지명이 2건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이순신 대교'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 중 전사한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해역에 건설된 교량으로, '여수 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중 여수·광양 구간에 해당된다.

이순신 대교는 이순신 장군 탄신년(1545년)을 기념해 주경간장(주탑과 주탑 간의 거리)을 1545m로 설계하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형상화 해 주탑을 건설하는 등 사업이 추진됐다.

국가지명위원회는 지명의 고유성 유지와 장기적인 지명 관리 차원에서 숫자 사용을 지양하고자 각각의 교량에 다른 이름을 부여한 기초지자체의 의견대로 최종 결정했다.

'김대중 대교'는 신안과 무안을 연결하는 해상교량으로, 현대 정치인의 이름이 교량에 부여된 첫 사례가 됐다.

국가지명위원회는 교량 명칭을 둘러싼 신안과 무안의 오랜 갈등과 분쟁 끝에 이름이 없는 상태로 개통된 이후 양 지자체가 협의해 상정한 명칭이라는 점에 의의를 둬 '김대중 대교'로 최종 결정했다. 애초 이 다리 명칭을 놓고 무안은 운남대교, 신안은 신안대교를 주장하며 맞서다 지난 1월 두 지자체가 김대중 대교로 부르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김대중 기념사업회로부터 이름 사용에 대한 동의도 받았다.

김대중 대교는 2003년 6월 착공해 작년 12월 27일 완공한 연륙교로 무안 운남과 신안 압해를 연결하는 길이 925m, 폭 20m의 1등교이다. 사업비 1420억 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충무대교, 원효대교와 같이 역사적 인물의 호(號)나 법명(法名) 등이 교량에 사용된 경우는 간혹 있었으나, 본명이 지명고시까지 된 경우는 없었다.

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인명을 지명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보다 좀 더 유연한 대처를 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지명 분야에서 인명 사용에 대한 열린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무량산', '천왕산' 등 일제시대에 훼손된 경남 고성군 소재의 산과 봉우리의 명칭도 복원됐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결정된 지명을 DB로 관리하고 국가기본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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