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해외공장 등에 2조5000억 투자… 슈퍼카용 고성능 타이어도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서승화 부회장은 타이어를 깔고 앉아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자식 같은 타이어를 깔고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서승화 부회장은 타이어를 깔고 앉아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자식 같은 타이어를 깔고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올해부터 3년간 해외 생산라인 신설 및 증설 등에 2조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6, 7위권이지만 조만간 4, 5위권을 넘볼 것입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만난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66)은 자신감이 넘쳤다.

○ 공격적인 투자

서 부회장은 가장 먼저 올해 10월 착공되는 미국 테네시 주 공장을 언급했다. 그는 “만약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만 고려했다면 그 인근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고속도로에 대한 접근성 등 위치가 뛰어난 테네시 주 용지로 공장 위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공장 건설에 8억 달러를 투입해 2016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또 헝가리 공장과 중국 충칭(重慶) 공장, 지난해 1단계 공장을 완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글로벌 타이어 시장 성장률보다 1∼2%포인트 더 성장하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5년쯤 후 헝가리 공장 증설이 4단계까지 완료되면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 중 한 곳에 새로 공장을 지을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7조600억 원, 영업이익 1조31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생산능력도 올해 9500만 개까지 늘어난다. 내년에는 세계에서 5번째로 ‘1억 개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서 부회장은 지난해 두 건의 중요한 투자를 결정했다. 총 4000억∼5000억 원이 드는 대전 중앙연구소와 경북 상주 엔지니어링센터 건설이 그것이다. 서 부회장은 “타이어를 많이 만들어낼 뿐 아니라 제값을 못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인력을 현재 600명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슈퍼카용 타이어도 개발


서 부회장이 R&D를 강조하는 이유는 브랜드 경쟁력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한국타이어는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 세단 ‘S클래스’에 출고차량 장착용(OE)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앞서 BMW 1, 3, 5시리즈와 아우디 A3 등에도 OE를 제공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가 독일 자동차경주인 도이체 투어링바겐 마이스터(DTM)의 스폰서로 참여해 좋은 타이어를 제공하자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개발을 의뢰하고 있다”며 “향후 벤츠 E클래스, C클래스도 우리 타이어를 장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글로벌 톱 브랜드의 전유물이었던 슈퍼카용 고성능 타이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서 부회장은 “현재 슈퍼카 업체 한두 곳과 접촉해 슈퍼카용 타이어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여러 업체에서 개발 제안이 들어왔으나 회사 인적 역량이나 시간 문제로 일부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2009년 10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성장 목표로 ‘5-1-1 전략’(매출액 세계 5위, 영업이익 10억 달러, 타이어 생산량 1억 개)을 제시한 바 있다.

4년 5개월여가 지난 현재 한국타이어는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 부회장은 “조만간 회사의 다음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 슬로건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창덕 기자
#서승화#한국타이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