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회전저항 줄이고 연비 절감한 타이어 ‘쾌속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친환경 타이어 경쟁

연료소비효율이 높은 디젤 자동차가 최근 인기다. 더 나아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점차 늘고 있고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바야흐로 자동차산업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타이어도 예외는 아니다. 주행성과 안전성에만 투자를 집중했던 타이어 기업들은 이제 ‘친환경’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들도 타이어산업의 친환경성 개선 노력을 부추기고 있다.

친환경 타이어란

친환경 타이어의 원리는 간단하다. 생산할 때 에너지가 덜 들고, 주행 시 같은 에너지로 자동차가 더 멀리 달리도록 돕고, 폐기 후 재활용성이 높으면 된다. 이 중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행할 때다.

타이어는 주행 중 차체의 하중을 받아 눌렸다 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때 발생하는 열에너지 손실을 타이어의 회전저항이라고 부른다. 자동차에 소비되는 전체 연료 중 약 20%가 타이어의 회전저항으로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은 이 회전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타이어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는 타이어의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측정해 모든 타이어를 1∼5등급으로 나눈 것이다.

연비 높이는 타이어들

한국타이어는 2008년 국내 최초로 친환경 타이어 ‘앙프랑’을 선보인 데 이어 2012년 4월에는 연비 1등급, 젖은 노면 제동력 2등급을 획득한 상품을 포함해 총 21개 규격의 ‘앙프랑 에코’를 출시했다. 이 타이어는 2011년 12월 일본 타이어 공정거래협회가 주관한 일본 ‘저연비 타이어 라벨링 제도’에서 일본에 수입되는 브랜드 중 최초로 AAA등급(회전저항계수 기준)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와 세계 최대 합성고무 제조사 랑세스가 공동개발한 ‘타이어 연비절감계산기’에 따르면 2L급 중형 자동차에 연비 1등급의 앙프랑 에코를 장착하면 4등급 일반 기본형 타이어를 썼을 때보다 연료비를 연간 20만 원 이상 아낀다는 결과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친환경 저연비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다국적 재료업체 16곳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여기에 타이어 패턴 및 구조 설계 기술을 혁신해 젖은 노면 제동력, 소음지수 및 마모성능을 동시에 개선했다. 2010년 ‘에코윙’이라는 친환경 브랜드를 론칭했고, 2012년 3월에는 ‘에코윙 S’를 새로 시장에 내놨다. 이 제품은 4년간 평가 장비(시험기), 공장설비, 품질 관리, 인건비 등 약 500억 원을 투자한 결과물이다.

전기차용 타이어


전기차도 타이어업체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전기차는 미국 테슬라의 모델S 등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30∼150km에 불과하다. 회전저항이 낮아 에너지가 덜 드는 타이어가 필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0월부터 르노삼성 SM3 Z.E.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인 ‘와트런’을 공급하고 있다. 동일 규격의 당사 일반 타이어보다 회전저항이 약 18% 작고, 구동력은 5%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0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출품했던 미쉐린은 ‘타이어인 미쉐린 에너지 EV’를 개발해 르노 ZOE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에 공급하고 있다. 미쉐린은 올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최초로 열리는 국제 전기차 경주대회인 ‘FIA 포뮬러 E 챔피언십’의 공식 타이어 파트너기도 하다. 한편 테슬라의 모델S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대신 미쉐린의 최고 성능 스포츠 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츠를 사용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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