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책은행 올 이공계채용 2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5일 03시 00분


창조경제 지원 기술금융 인력 강화… 일각선 “인문계 설 땅 좁아질 우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올해 이공계 채용 비중이 지난해의 2배로 확대된다. 3년 후에는 대졸 채용자의 절반까지를 이공계 인력으로 채용해 기술금융과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적으로 배치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4일 “은행이 창업자와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해 이공계 채용 비중을 전체 대졸 채용자의 30∼5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뽑은 신입 공채 직원 중 이공계 학과 출신자는 15%에 불과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채용 인원 76명 중 16명을, 기업은행은 423명 중 65명을 이공계 출신으로 뽑았다. 금융당국은 15% 수준이었던 국책은행 이공계 채용 비중을 올해 30%까지 늘리고 3년 뒤에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국책은행을 대상으로 늘어나는 이공계 인력을 기술담보 금융지원 업무와 정보보안 등 IT 관련 업무에 투입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정부는 상반기(1∼6월) 중 △기술신용평가기관 구축 △기술평가정보 활용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창조금융 활성화 방안’을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 때 내놨다. 하지만 일선 은행에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이 부족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술평가가 활발해져도 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자금 지원 결정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이공계 인력이 많아지면 창업자와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IT 분야 인력도 대폭 늘려 정보보안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문제 해결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들은 이공계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신입행원 채용 논술시험에서 경제, 금융, 인문·사회 문제뿐 아니라 이공계 분야 주제도 제시해 지원자의 선택 폭을 넓힐 방침이다. 산업은행도 이공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당국은 국책은행의 이공계 채용 확대가 다른 시중은행의 채용문화 및 부동산 담보 대출 위주의 영업관행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공계 채용을 급하게 늘릴 경우 인문·상경계열의 취업문이 좁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국책은행#이공계채용#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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