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켜면 첫 화면에 자주 통화하는 얼굴이 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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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전화’ 2월 셋째주 첫 출시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 타워에서 위의석 상품기획부문장이 2년간 개발해 만든 ‘T 전화’를 시연하고 있다. T 전화는 음성 통화를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야심작이다. SK텔레콤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 타워에서 위의석 상품기획부문장이 2년간 개발해 만든 ‘T 전화’를 시연하고 있다. T 전화는 음성 통화를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야심작이다. SK텔레콤
“우리가 제일 많이 쓰면서도 가장 불편한 스마트폰의 기능은 무엇일까?”

2012년 여름 위의석 SK텔레콤 상품기획부문장(51)을 비롯한 서비스 담당 핵심 인력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를 맞댔다. 이 무렵 이동통신 업계는 스마트폰이 몰고 온 모바일 혁명으로 휘청대고 있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모바일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거 등장해 문자메시지 시장을 빼앗아간 데 이어 무료 통화 기능에도 손을 뻗친 것이다. 뒤늦게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공짜 메시지 ‘조인’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통신이 아니라 인터넷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위 부문장은 통신 전문가들과 정반대의 관점으로 혁신을 고민했다. 그리고 ‘답답한 통화 기능’을 해결하는 데 해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주 첫선을 보이는 T 전화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T 전화는 이달 이후 국내에서 출시되는 대부분의 SK텔레콤 전용 휴대전화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제조사나 운영체제(OS)를 가진 애플, 구글 등이 아니라 이동통신사가 주도해서 스마트폰 통화 기능의 혁신을 이끌어낸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위 부문장은 “SK텔레콤 2700만 고객이 매달 60억 건의 통화를 하며 느끼는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며 “스마트폰의 똑똑한 기능을 통화할 때도 100% 활용할 수 있게끔 1년 넘게 고민한 혁신의 정점이 바로 ‘T 전화’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가 위기를 겪은 것은 통화 기능이 스마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화기의 성능은 구리선을 쓰던 방식에서 고성능 컴퓨터 수준으로 진화했지만 유독 통화 기능만큼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가장 가까운 피자집의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PC 앞으로 가거나, 저장된 수천 개의 전화번호 주소록에서 지인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해 골머리를 썩고,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은 뒤 다시 스마트폰 키패드를 누르는 일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T 전화가 들어간 스마트폰을 켜면 9개의 숫자가 아니라 자주 통화하는 상대방이 화면에 뜬다. 일부러 검색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추천 기능 덕분이다. 내가 건 전화를 상대방이 꼭 받도록 문자나 그림으로 요청하거나 통화하면서 영상과 위치 정보를 전송할 수도 있다. 최근 사용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음성과 데이터 잔여량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SKT “통화기능 혁신 세계로 퍼뜨릴 것” ▼

T 전화는 통화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홍보성 스팸 전화를 막는 기능도 추가했다.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스팸 전화 알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다른 사람이 스팸이라고 등록한 번호라는 사실이 화면에 뜨는 식이다. 이를 위해 ‘뭐야 이 번호’라는 앱을 내놓은 사회적 기업 에바인과 협력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사장은 “이제껏 통화, 문자메시지, 인터넷으로 분리돼 있던 스마트폰의 각 기능을 음성 통화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 T 전화”라며 “T 전화의 혁신을 전 세계로 퍼뜨려 통화 기능의 부활을 알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스마트폰#SKT#T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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