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경제]저비용항공사 탑승권 왜 작은가 했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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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 기자
강유현 기자
올해 설 연휴 기간(1월 29일∼2월 2일) 항공사들은 쏠쏠한 재미를 봤습니다. 지난해보다 연휴기간이 하루 길어지자,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려고 가까운 해외나 국내 관광지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제선 실적이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탑승률이 93.6%로 지난해 설 연휴(2월 8∼12일)보다 10.9%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좌석 100개 중 93개에 손님을 태웠다는 뜻입니다. 진에어의 탑승률은 지난해 75.0%에서 올해 83.5%로 상승했습니다. 제주항공(86.0%)과 에어부산(90.3%)도 지난해보다 탑승률이 4.0%포인트와 3.9%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면 프리미엄 항공사로 분류되는 대한항공은 탑승률이 68.0%로 작년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74.9%로 3.9%포인트 높아졌지만 LCC들보다는 빈 좌석이 많았습니다.

LCC의 매력은 단연 프리미엄 항공사에 비해 30%가량 싼 가격입니다. LCC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각종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진에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착순 존 좌석제’(사진)를 운영합니다. 탑승권을 발급할 때 승객들에게 자리번호 대신 자리구역만 배정해 줍니다. 승객들은 탑승 순서대로 맘에 드는 좌석을 고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승객들의 탑승시간은 빨라지면서 항공편 지연횟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게 비용절감으로 이어집니다.

제주항공은 기내에 싣는 물의 양까지 줄입니다.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B737-800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물은 227L입니다. 그렇지만 무게를 줄이려고 한두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일부 노선에서는 물을 절반만 담아 연료를 0.03% 절감합니다.

이스타항공은 케이터링 운영 센터를 직접 운영해 외부에서 기내식을 받을 때보다 1년에 2억5000만 원씩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 객실승무원들의 안전훈련 장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해 외부 시설을 빌릴 때에 비해 연간 5000만∼1억 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단거리 노선에서는 객실 승무원이 직접 기내 청소를 하기도 한다네요.

에어부산은 탑승권 종이 비용까지 줄였습니다. 가로 길이는 항공사마다 8cm로 같지만 에어부산은 불필요한 문구를 최대한 없애 국내선 탑승권의 세로 길이를 21cm로 유지합니다. 진에어 탑승권의 세로 길이는 25∼35cm, 이스타항공은 17∼28cm입니다.

지난해 말 국내 LCC의 누적 승객이 5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LCC 시대를 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저비용항공사#탑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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