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절반이 2013년 매출-영업익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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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계열사 104곳 실적 분석

지난해 30대 그룹 가운데 절반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성장세가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기업 전반의 실적 위축으로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동아일보는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30대 그룹 가운데 사실상 해체된 STX와 증권사의 실적 전망자료가 없는 동부그룹을 제외한 28개 그룹의 주요 상장계열사 10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절반인 14개 그룹은 2012년보다 매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증권사 전망치의 평균을 적용해 분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28개 그룹 중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등 14곳이었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KT 등 8곳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어 성장세가 꺾였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현대차 GS CJ 대우조선해양 현대백화점 영풍 등은 매출액이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곳은 삼성 LG 롯데 등 8곳뿐이었다.

28개 그룹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37%와 7.29%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을 제외한 24개 그룹만 놓고 보면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24개 그룹의 매출액은 8.9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으며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된 셈이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경영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은 국내외 경제변수들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최근 실적 발표를 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 그룹사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지난해에도 좋지 않았고,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완만해지는 등 글로벌 경기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줄줄이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것도 대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지난해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월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각각 구속됐다. 지난해부터 검찰 조사를 받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올해 초 불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회장 부재로 과감한 투자나 전략을 세울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조선·해운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재계순위 13위(지난해 초 기준)였던 STX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사업 구조조정을 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위기가 왔다는 지적도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30대그룹#2013년 매출#상장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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