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삼성-현대차 쏠림 심화… 두 회사 매출이 GDP 대비 35%

‘빅2’로 불리는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매출액은 476조8000억 원이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약 1362조3000억 원)의 약 3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두 그룹의 GDP 대비 매출액을 보면 삼성이 23%(312조6000억 원), 현대차가 12%(164조2000억 원)다.

다만 GDP는 부가가치의 합이기 때문에 두 그룹이 한국경제의 35%를 차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GDP 대비 두 그룹의 매출은 2008년 23.1%에서 4년새 11.9%포인트나 높아졌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두 그룹의 상장계열사 27곳의 시가총액은 437조6000억 원으로 전체 상장사 1741개사 시가총액(1254조3000억 원)의 34.9%에 달한다. 두 그룹의 시가총액은 2008년 말 기준 134조1000억 원으로 전체의 21.9% 수준이었지만 4년 만에 13%포인트 증가했다.

두 그룹은 2012년 국내 전체 법인이 거둔 매출 4212조 원 중 11.3%인 476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3조 원으로 전체 법인의 영업이익 대비 22.4%, 당기순이익은 122조9000억 원으로 전체 법인의 순이익 대비 34.9%에 달한다.

두 그룹을 제외한 국내 전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08년 136조8000억 원에서 2012년 149조 원으로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조 원에서 80조 원으로 25.2% 감소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장기간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계속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 그룹 중심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경제 양극화는 물론 경제지표의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건강해지기 위해선 두 그룹뿐 아니라 다른 업종과 기업이 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