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사용자 위한 기능개발 벗어나 처음 써보는 고객도 편리하게 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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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 호환성에 주력한 ‘메타 OS전략’ 구체화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올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며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4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오피스 프로그램인 ‘한컴오피스 iOS’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10일에는 한컴의 대표 제품인 ‘한컴오피스 2014’를 선보였다. 올해 안으로 애플의 운영체제 ‘OS Ⅹ’용 아래아한글도 내놓을 계획이다.

2010년 말 이홍구 대표가 취임하면서 추진해 온 ‘메타 OS’ 전략이 하나씩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 OS’란 어떤 운영체제(OS)나 기기에서도 한컴의 오피스 제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자는 전략이다. 한컴은 기존 오피스 제품을 다양한 환경에서 이용하게 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은 65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사용자 편의성이 해답”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워에서 만난 오피스90 태스크포스팀의 박성빈 팀장(39)과 클라우드 오피스팀의 민예원 책임연구원(39)은 한컴의 메타 OS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 개발 인력이다.

박 팀장은 “그동안 한컴 제품이 경쟁사에 밀린 건 개발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컴 제품을 익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을 위주로 새 기능을 넣는 것에 초점을 맞추느라 초보자들이 쉽게 다룰 수 있게 하는 데 소홀했다는 반성이었다.

하지만 박 팀장은 “이번 제품은 이전과 달리 사용자의 편의성과 호환성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발 과정에서 한컴 제품을 잘 쓰지 않는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해 얻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넣었다.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한쇼’에 사진을 편집하는 기능을 넣은 것이 대표적이다.

○ “구글 독스 뛰어넘겠다”


민 책임연구원은 2004년 한컴이 인수한 웹 오피스 개발 업체 ‘씽크프리’ 출신이다. 웹 오피스란 ‘구글 독스’처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웹 브라우저상에서 문서를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컴은 한컴오피스를 사용하지 않는 해외 사용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웹 오피스 제품인 ‘씽크프리 오피스’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민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빠르게 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웹 오피스 시장은 구글 독스와 네이버 오피스가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민 책임연구원은 “한컴이 오랫동안 오피스 제품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면 구글 독스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구글 독스에서 편집한 문서를 저장하려면 형식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문서 서식을 지원하는 등 호환성을 높여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한글과컴퓨터#메타 OS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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