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電, 유럽 명품허브 英해러즈 입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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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5m² 규모 단독전시관 오픈

이건희 회장이 20년전 신경영선언서 언급한 세계 최고급 백화점
8개월 공들인 끝에 프리미엄 프로젝트 결실
밀레-지멘스 등과 유럽서 정면승부

“삼성 제품으로 만든 일품요리, 맛보실래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해러즈백화점에서 열린 ‘삼성전자 브랜드 전시관’ 오픈 행사에서 요리사 미셸 트루아그로 씨(왼쪽)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제품들을 이용해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마이클 워드 해러즈백화점 최고경영자(CEO), 캘리 호펜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오른쪽부터)이 이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제품으로 만든 일품요리, 맛보실래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해러즈백화점에서 열린 ‘삼성전자 브랜드 전시관’ 오픈 행사에서 요리사 미셸 트루아그로 씨(왼쪽)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제품들을 이용해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마이클 워드 해러즈백화점 최고경영자(CEO), 캘리 호펜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오른쪽부터)이 이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영국 런던의 해러즈백화점은 가 봤나. 세계 최고급 백화점에 가서 진짜 최고가 뭔지 다들 봐야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임원들에게 했던 말이다. 백화점도 일류를 경험하고 벤치마킹해야 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의 질책이었다. 1849년 설립된 해러즈백화점은 유럽 최고의 명품 백화점이다. 영국 왕실과 중동의 대부호를 포함한 부유층이 주요 고객이다.

삼성 제품을 해러즈백화점에 입점시키겠다는 이 회장의 꿈이 20년 만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해러즈백화점에 92.5m²(약 28평) 넓이의 브랜드 전시관을 열었다. 삼성은 지금까지 TV 등 일부 가전제품을 해러즈백화점에 납품한 적은 있었지만 회사 간판을 내건 단독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해러즈 입점은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심수옥 글로벌마케팅실 부사장이 1월부터 8개월가량 매달려 추진한 프로젝트다. 윤 사장은 개관 행사에서 “삼성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한 공간”이라며 “이번 입점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유럽 시장 점유율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백화점에는 밀레, 지멘스 등 유럽의 주요 가전업체들이 입점해 있다. 세계 모든 브랜드들이 입점을 원하지만 문턱이 높은 백화점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도 쉽지만은 않았다. 윤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과 TV 시장에서 1등을 하면서 쌓은 브랜드 파워 덕에 입점할 수 있었다”며 “해러즈로서도 혁신 제품을 만드는 삼성이 백화점에 매장을 내는 것이 고객 만족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켈리 호펜 씨와 손잡고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민 것도 백화점 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일조했다. 심 부사장은 “어떻게 하면 유럽 시장에서 삼성 가전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해러즈 입점이었다”며 “해러즈의 명성에 걸맞게 매장을 꾸미려고 디자이너들이 6개월 동안 밤을 새워 가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워드 해러즈백화점 대표는 “호펜과 삼성전자가 연출한 전시공간은 삼성 제품만큼 멋지고 혁신적이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가전 브랜드인 삼성과 함께 펼쳐 나갈 소비자 체험 마케팅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전시관은 단순한 제품 진열공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유럽의 가정집 부엌처럼 꾸민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제품을 사용할 때의 동선(動線), 제품의 높낮이, 크기 등을 감안해 구입하게 한 것이다. 삼성은 메탈 소재를 쓴 ‘T9000’ 냉장고와 ‘에코버블’ 세탁기,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듀얼 쿡’ 오븐, ‘스톰워시’ 식기세척기, ‘모션싱크’ 진공청소기 등을 매장에 진열했다.

윤 사장은 “이곳이 상징적인 공간에 그치지 않고 수익도 내는 매장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개관 기념식에는 현지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프랑스 미슐랭가이드 별 3개 레스토랑 셰프인 미셸 트루아그로 씨가 삼성전자 가전제품으로 조리한 특별 요리를 선보였다.

런던=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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