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불모지에 레이싱 바람이 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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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 ‘별들의 전쟁’

한국을 ‘모터스포츠의 불모지’라고 부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늘고 기업들의 투자가 맞물리면서 국제규격의 레이싱서킷이 잇달아 개장하고, 이에 발맞춰 다양한 레이싱대회가 열린다.

○ 이번 주말 ‘별들의 전쟁’ 열린다


5월 개장한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는 2∼4일 경주차의 내구성을 겨루는 ‘아시안 르망 시리즈’가 열린다. ㈜인제스피디움은 태영건설과 포스코 ICT,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 등이 출자해 2009년 설립한 회사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깝다는 장점을 활용해 국제레이싱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시아에서 르망대회가 열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첫 경기 개최지인 한국을 시작으로 9월 일본, 10월 중국, 12월 인도네시아까지 올해 총 네 경기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1923년 프랑스 르망에서 시작된 ‘르망 24시’의 축소판이다. 르망 24시는 원래 3명의 드라이버가 교대해 시속 300km로 24시간을 달리는 경기이지만 아시아 경기는 3시간 동안 달린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셰, 아우디 등 고성능 스포츠카가 출전하며 길이 3.9km의 트랙을 3시간 동안 가장 많이 도는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르망대회에 맞춰 수입차 업체들은 3, 4일 이틀간 축하 경주대회인 서포트 레이스를 연다.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 아우디 ‘R8 LMS컵’, 포르셰 ‘카레라컵 아시아’ 등 3개 경주가 잇달아 열린다. 각 업체의 단일 차종을 출전시키는 세계적인 ‘원메이크’ 경주다.

1993년 첫 대회가 열린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는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4월 일본, 6월 중국에서 개최됐으며 한국 경기는 올해 총 7경기 중 네 번째다. 페라리의 스포츠카 ‘458 이탈리아’를 경주차로 사용한다.

아우디코리아는 스포츠카 ‘R8’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주차 ‘R8 LMS’를 이용하는 R8 LMS컵 3차전을 개최한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번 대회를 위해 수입차업체 최초로 자체 레이싱팀 ‘팀 아우디코리아’를 창단했다. 포르셰의 국내 공식 딜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포르셰 카레라컵’을 연다.

○ 급속도로 인프라 확대…‘적자 운영’ 해결해야

국내 모터스포츠 인프라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0년 포뮬러원(F1)이 열리는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의 개장에 이어 5월 인제스피디움이 문을 열었고, 1995년 설립됐다가 2008년 보수작업을 이유로 휴장했던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도 이르면 이달 말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BMW코리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건설 중이다. 이로써 수도권과 호남권, 강원권 등 3개 권역에 국제 규모의 서킷이 마련된 셈이다.

완성차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프로·아마추어 모터스포츠 대회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은 올해 개최 10주년을 맞아 점차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한국GM은 2007년 출범한 ‘쉐보레 레이싱팀’을 ‘CJ슈퍼레이스’에 출전시키고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저조한 유료 입장객 수로 인한 적자 해결과 한국인 ‘스타플레이어’의 국제대회 진출은 모터스포츠계의 오랜 염원이다.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다양한 중계방식과 경기력 향상 등 관객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모터스포츠#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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