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마케팅’ 지고 ‘아트 마케팅’ 떠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 영상 마케팅 새 강자 ‘브랜드 필름’
제품보다 브랜드철학 알리기 주력… 현대차, 사회공헌활동 영상에 담아
오메가는 3D애니메이션 제작도

위쪽부터 청각장애 어린이의 첫 음악감상 체험을 다룬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브랜드 필름,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3차원(3D) 애니메이션, 코오롱스포츠가 제작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사랑은 가위바위보’. 이노션월드와이드 제공
위쪽부터 청각장애 어린이의 첫 음악감상 체험을 다룬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브랜드 필름,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3차원(3D) 애니메이션, 코오롱스포츠가 제작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사랑은 가위바위보’. 이노션월드와이드 제공
“가위바위보 해서 (제가) 이기면 저녁 드실래요?”

남자와 여자가 가위바위보를 한다. 결과를 본 두 사람의 얼굴에 미묘한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코오롱스포츠가 제작하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사랑은 가위바위보’는 남녀가 사랑을 시작하는 모습을 그렸다.

아웃도어 기업이 제작했지만 영화에는 산이 나오지 않는다. 코오롱 측은 “감독에게 ‘자연에게 가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회사 슬로건을 해석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영상과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브랜드 필름’이 최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브랜드 필름은 제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과거의 노골적인 ‘애드 무비’(광고 영상)나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와는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

이노션월드와이드의 박진희 캠페인팀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제품을 얼마나 잘 보여줄 것인가’보다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어떻게 다르게, 다양하게,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줄 것인가’가 더 핵심적인 마케팅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브랜드 필름 전성시대

고급 브랜드들은 다른 업계보다 앞서 예술적 브랜드 필름 제작을 시도해 왔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고객과의 브랜드 가치 공유에 더 집중하는 것이 럭셔리 마케팅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 ‘미우미우’는 2011년부터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0분 분량의 ‘여성의 이야기(Women’s tale)’ 시리즈를 매년 두 편씩 발표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2월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더 도어’는 독특한 시각으로 유명한 에이바 두버네이 감독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받았다.

미우미우 관계자는 “영화 제작은 우리 브랜드가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며 “영화에 미우미우 옷이 나오긴 하지만 부수적인 것일 뿐, 영화의 주제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구동 장치)를 주제로 한 3차원(3D) 애니메이션 필름을 공개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계식 무브먼트에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했다.

○ 사회공헌으로 진화

국내 기업들도 올해 주목할 만한 브랜드 필름을 쏟아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박찬욱, 김지운 감독이 만든 영화 두 편을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7∼12월)에 내놓을 작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특히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사회공헌활동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브랜드 필름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브랜드 필름 ‘4분 28초의 기적’이 대표적이다. 4월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이래 여전히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영상은 청각장애인 어린이가 쏘나타의 터처블 뮤직시트(진동으로 음을 알려줌)를 통해 처음으로 음악을 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이달 초 시각 및 청각 장애인들도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자막과 영화 해설 음성을 입힌 ‘배리어 프리’ 버전을 내놓았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무조건 구매행위를 이끌어내려는 직간접 광고의 홍수에 지친 소비자들은 지금 마케팅 피로현상을 겪고 있다”며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만한 기업 가치를 담은 브랜드 필름은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아트 마케팅#브랜드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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