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4%만 “신규 채용 늘리겠다”

  • 동아일보

연간 두 차례 공채를 진행하는 STX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대졸 신입사원 채용 때 약 100명을 뽑았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7∼12월) 채용 때 각각 약 480명을 선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STX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인력이 꼭 필요한 계열사 중심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뽑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약 40%가 이처럼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금융회사 제외)의 신규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57곳 중 62곳(39.5%)이 ‘작년보다 덜 뽑겠다’고 대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채용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곳은 73곳(46.5%)이며, 늘리겠다는 기업은 22곳(14.0%)에 그쳤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이유는 경기 침체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을 덜 뽑겠다는 기업의 46.8%는 업종의 경기 상황 악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국내외 경기 상황 악화(24.2%), 회사 내부 상황 악화(12.9%) 순이었다. 반면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미래 인재 확보, 신규 사업 확대, 기업 규모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부터 확산된 고졸 사원 채용은 전체 신규 채용 상황에 비해 사정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준으로 뽑겠다는 응답이 72.6%, 더 늘리겠다는 응답이 6.8%였다.

한편 응답 기업의 일부는 4월 국회를 통과한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청년고용할당제 등의 법안이 일자리를 둘러싼 아버지와 자녀 세대, 20대와 30대 사이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60세 정년 연장을 보장하면 정규직 신규 채용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34.2%로, 예년보다 늘어날 것(0.6%)이라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예년 수준이라는 응답은 65.2%였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대기업#신규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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