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PB의 재테크 어드바이스]슈퍼리치 펀드 투자 어떻게

  • 동아일보

요즘은 시중금리+3% 정도면 만족

얼마 전 50대 고객 이모 씨는 거래 금융기관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신규 투자를 제안받았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거래 금융기관이 이 씨에게 2011년 초 가입한 국내 및 해외펀드의 손실을 만회하겠다며 ETF를 제안한 것이다. 이 씨는 “ETF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투자가 망설여지는데 어떡하면 좋겠느냐”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특히 레버리지 ETF를 추천받았다는 말을 듣고는 이 씨에게 물었다.

“레버리지 ETF가 지수 상승 시 시장 대비 2배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거꾸로 하락 시에는 2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런 위험한 상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시나요?” 이 씨는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위험성이 높은 레버리지 상품에는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처럼 필자는 고객과 상담할 때 가장 먼저 고객이 기대하는 수익률이 몇 % 수준인지 묻는다.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즉 손실 감내도가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의 성향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는 지키는 투자를 선호한다. 일정 수준의 안전장치가 있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나 위험중립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한국도 저금리·저성장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할 때 고객들도 현실적으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증권사 문을 두드리는 고객들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시중금리에 2∼3%를 더한 정도면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 예전에는 10%로도 부족했고, 적어도 2배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금융권에서도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하는 위험중립형 구조의 사모펀드 상품 출시가 대폭 늘고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자의 제한이 없는 공모펀드와 달리 소수의 투자자(49인 이하)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모아 만드는 펀드를 말한다. 즉, 일정한 니즈를 가진 고액 자산가들의 상품 수요가 있어야 사모펀드는 출시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에 신규로 유입된 자금이 공모펀드에 비해 5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이처럼 슈퍼리치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초자산으로 원하는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 적정한 수익률을 목표로 사모펀드를 활발하게 설정하고 있다. 최근 설정되는 사모펀드는 코스피200, 환율,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금, 은, 브렌트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토대로 원금보장형 사모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사모상품은 대표적으로 사모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이 있고 코스피가 하락할 때마다 특정 종목 및 지수에 투자비중을 늘려 나가는 형태의 사모펀드, 그리고 매월 말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이 일어나는 월말 효과를 활용한 구조화 사모신탁, 보통주와 우선주의 차익거래를 이용하는 사모펀드 등이 최근 VIP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모펀드든 공모펀드든 아무리 좋은 상품에 가입해도 눈에 보이는 평가수익률은 숫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매년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때 시장 상황, 자금 목적 등을 재점검한 뒤 달성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는 것은 감성적, 이성적 판단을 배제하고 투자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이 돼 줄 것이다.

김지숙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수석 웰스매니저
#펀드투자#시중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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