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의 악몽… 中企 “환율 마지노선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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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01엔 한계선”… 현재 103엔
대다수 업종 수출 경쟁력 치명상… 110엔까지 가면 수출 14% 감소 예상

일본 엔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출 중소기업 500여 곳을 대상으로 ‘엔화 약세에 따른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엔-달러 환율의 마지노선은 달러당 101.1엔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03.5엔으로 이미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97.7엔), 석유화학(99.6엔), 자동차·부품(99.7엔), 정보통신기기(100.3엔), 음식료·생활용품(100.7엔), 섬유·의류(100.9엔), 고무·플라스틱(101.1엔), 가전(101.3엔), 철강(103.0엔), 기계·정밀기기(103.2엔) 등 대다수 업종의 환율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엔화 약세가 이어져 달러당 110엔에 이르면 중소기업의 전체 수출은 1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음식료·생활용품, 고무·플라스틱 업종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측은 “엔화 약세의 여파로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세계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어 일본 기업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며 “내수 침체에 수출 부진까지 이어져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7∼12월) 수출 역시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바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43.7%는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했고 ‘작년 하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도 26.3%로 집계됐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하반기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서는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출 마케팅 및 수출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정부의 환율 대책이 절실하지만 기업들도 환율 변동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지 말고 원가 절감 및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엔화가치#엔저#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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