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수출 원스톱… 유자, 지역경제 효자노릇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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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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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시장 개척으로 위기 극복한 고흥 두원농협

중국의 한 소비자가 상하이 월마트에 진열된 국산 유자차를 살펴보고 있다. 두원농협은 NH무역을 통해 중국 등 세계 10개 국가에 유자가공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NH무역 제공
중국의 한 소비자가 상하이 월마트에 진열된 국산 유자차를 살펴보고 있다. 두원농협은 NH무역을 통해 중국 등 세계 10개 국가에 유자가공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NH무역 제공
“대기업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고급화 전략으로 맞서겠습니다.”

지난달 말 찾은 전남 고흥군 두원면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 사무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5200m² 규모의 공장에선 컨베이어벨트가 쉼 없이 돌며 유자 가공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성수기인 초겨울에는 공장 직원이 250여 명에 이르지만 평상시엔 45명 정도의 직원으로 공장을 돌린다. 올해 수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린 40억 원으로 잡았다. 비수기임에도 직원들의 손길이 바쁠 수밖에 없다.

국내 농축산물 시장은 수급 불일치에 따른 가격 등락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농협중앙회와 단위 조합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취재했다.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세계 10개 농업 선도국 농축업 생산자단체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 농협은 해외 진출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 “해외 시장 개척으로 위기 극복”

두원농협은 지난해 유자가공 제품 판매를 통해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수출은 21억여 원이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 원이다. 두원농협 유자가공 사업에는 고흥뿐 아니라 진도, 완도 등지의 농가도 참여한다. 중국, 일본, 대만 등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 수출량의 60%가량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두원농협이 20년 전 유자가공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유자는 수확 후 장기 저장이 어려워 과잉 생산될 경우 가격 폭락이 불가피했다. 당시 대부분의 유자가 생과 상태로 유통된 데다 공급 과잉까지 겹쳐 유자 농가의 피해가 컸다. 1980년대 kg당 6000원이 넘는 고소득 작물이었지만 당시 kg당 500원까지 가격이 폭락해 유자농업 자체가 사라질 판이었다.

유자가공 사업은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출발했다. 고흥군내 단위 농협이 연합해 가공공장을 세웠다. 생과 판매에서 가공 제품 판매로 전략을 수정한 것.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지원에 나섰다. 유자의 짧은 저장기간 문제가 해결되자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고흥 유자의 차별화된 품질은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2005년에는 중국 인민대회당에 납품하면서 중국 판매가 급증했다. 류강석 소장은 “유자가공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은 농가 소득 증대뿐 아니라 수급 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앙회의 측면 지원이 결정적

두원농협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제품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경쟁업체와 중국 업체 등의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농법을 농가에 보급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류 소장은 “타 업체들은 바이어의 가격 조건에 맞추기 위해 저가 제품을 만들지만 우리는 고품질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원농협의 성공에는 가공기술 개발, 해외 시장 개척 등을 도운 숨은 공로자가 있다. 농협중앙회와 중앙회가 설립한 NH무역이다. NH무역은 농협의 국내 농산물 해외 시장 개척과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NH무역을 통해 수출되는 대표적인 농산물은 파프리카, 멜론, 딸기, 유자차 등이다. NH무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비해 2011년 중국 상하이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중국에 유자차 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등 한국 농산품의 중국 수출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류 소장은 “원료 구입, 해외 시장 개척 등 많은 분야에서 중앙회와 NH무역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고흥#두원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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