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미케티 디렉터 “케이팝 결합한 케이패션, 전세계의 시선 끌 것”

  • Array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팝가수 레이디 가가에게 생고기 드레스 입혔던 佛패션브랜드 ‘뮈글레’ 포르미케티 디렉터

프랑스 패션 브랜드 ‘뮈글레’의 니콜라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케이팝을 좋아해선지 첫 방한인데도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주얼리 브랜드 한 곳의 디자인도 맡게 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프랑스 패션 브랜드 ‘뮈글레’의 니콜라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케이팝을 좋아해선지 첫 방한인데도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주얼리 브랜드 한 곳의 디자인도 맡게 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 브랜드 ‘뮈글레’의 남성복 패션쇼. 런웨이 위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만든 노래가 신나는 리듬을 타고 흘러나왔다.

‘나는 뮈글레’라는 제목의 이 곡은 케이팝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유명 패션쇼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됐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뮈글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포르미케티(36)의 케이팝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평소 한국 음악 애호가를 자청해 온 그는 지드래곤 측에 직접 연락해 패션쇼 음악 작곡을 의뢰했다.

지난달 28일 ‘2013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서울에서 만났다. 그는 “케이팝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도 유명한 지드래곤과 협업하면 음악과 패션의 조화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레이디 가가(오른쪽)는 2010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생고기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DB
레이디 가가(오른쪽)는 2010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생고기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DB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건축학도 출신으로 패션잡지 ‘보그 옴므(homme)’ 일본판의 패션 디렉터를 지낸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로도 유명하다. 2010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는 그가 만들고 레이디 가가가 입었던 생고기로 만든 드레스가 큰 화제가 됐다.

“가가나 저나 관습을 깨는 걸 좋아했기에 내놓은 아이디어였어요. 레드카펫에서 늘 우아한 드레스를 입으라는 법이 있나 싶었죠. 덕분에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긴 했지요.”

현재 케이팝에 비해 ‘케이패션(한국 패션)’의 세계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점 덕분에 유리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점점 많은 패션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활용해 홍보와 세일즈를 하죠. 한국은 이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살려야 할 것입니다.”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이탈리아의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조종사였던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이 항공사의 첫 일본인 승무원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영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 국제무대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언어나 국제적 감각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국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진출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미케티 디렉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젊은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알리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인터뷰 중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트위터를 보여주면서 “서울에서 포토그래퍼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더니 벌써 수십 명이 답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미셸 오바마 여사 등 정계 인사들이 최근 각국 패션계에 적잖은 파급력을 끼치게 된 것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유명 인사들이 입은 옷 한 벌, 그리고 그 옷과 관련된 말 한마디가 무척 중요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황에 시달리는 패션 생태계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레이디가가#포르미디렉터#생고기드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