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모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지만 살리지 못한다. 현명한 사람은 소매 끝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이 문구에는 일생에 한 번 만날 법한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 경제연구소의 직장인 설문조사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덕목으로 ‘대인지능’이 꼽혔다. 인맥관리를 잘해야 CEO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도 인맥관리와 관련된 내용이다. 꼭 CEO가 되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려면 인맥관리에 힘써야 한다.
한 정보기술(IT) 솔루션기업에 근무하는 조모 이사(42)는 대학을 졸업한 뒤 중소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에 입사했다. 서버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업무를 담당했고 고객회사를 직접 방문해 담당자를 만날 일이 많았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에서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할 때도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지 않고 전산 담당자의 요구를 들어줬다. 개인적인 친분 관계도 쌓았다. 이렇게 쌓은 인간관계로 직장을 잃은 뒤에도 4년 이상 이상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었다. 현재 직장도 인맥을 통해 들어갔다.
새 직장에 들어가면 인맥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직장은 인맥을 만들 기회의 장이다. 다른 부서 동료를 포함해서 거래처 담당자 등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인맥은 대부분 현재 업무에서 시작된다.
외국계 소비재 회사에서 일하는 김모 과장(33)의 인맥관리 전략은 별다른 게 없다. 그저 업무에서 만나는 사람을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업무로 얽힌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업계 동향과 다른 회사의 정보까지 얻는다. 김 과장은 상대방의 특징을 찾아내고 기억한다. 특징이 없으면 대화에서 기억할 만한 일을 찾아내기도 한다. 상대방은 자세한 부분까지 기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호감을 보일 확률이 높다. 기억력이 좋지 않을 때는 명함 뒤에 기억할 만한 단어를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맥 관리는 장기전이다. 또 선택과 집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법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먼저 주변사람부터 챙겨야 한다. 매일 마주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잊기 쉽다. 하지만 이들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만한 인적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명합집에 꽂힌 수많은 명함을 보면서 인맥관리를 잘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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