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성장]한국전력, 필리핀 농어촌에 발전소 짓고 지역주민에 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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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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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취임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난(蘭) 판매행사를 열었다. 취임 축하 화분으로 받은 동양난 88주, 관엽 5주, 분재 3주 등 모두 96주를 50% 값에 직원들에게 사내 판매해 500만 원을 마련했다. 그는 이 돈을 설에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서울 송파구 거여동 신아원에 성금으로 냈다.

간단한 이벤트인 것 같지만 배경에는 조 사장의 철학이 있다. 그는 올해 신년화두를 ‘무신불립(無信不立)’으로 정했다. 논어 안연 편에 실린 이 사자성어는 ‘믿음이 없으면 (조직이) 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조 사장은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봉사활동이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초석”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한전은 ‘따뜻한 한전’이라는 기치 아래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 사장 취임 전인 2004년 이미 사회봉사단을 창단해 현재 291개 봉사단이 전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지원, 홀몸노인 전기설비 개보수, 전력설비 인근지역 봉사, 농어촌마을 170여 곳과 자매결연 체결 등 활동 내용은 다양하다.

이들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에는 전기·빛으로 상징되는 기업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이 눈에 띈다. 저소득층에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랑의 에너지 나눔 사업’, 저소득층 시각장애인 개안(開眼)수술비를 지원하는 ‘아이 러브 천사(Eye Love 1004) 프로젝트’ 등이다. 지난해부터는 사회적 기업을 단계적으로 지원해 올해는 사회적 기업 10곳을 지원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필리핀 요르단 등 해외에서도 사업 진출 국가들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한전이 처음으로 해외 발전시장에 진출한 나라이자 국가 총 발전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현지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바탕가스 지방의 말라야 복합화력발전소 운영으로 번 수익 중 154억 원가량을 투자해 이 나라 농어촌 마을 760여 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화(電化) 사업을 추진했다.

후속사업인 일리한 발전소에서도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상수도사업·도로건설·학교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데 15억여 원을 들였다.

지난달에는 일리한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전 현지법인 직원과 의료진 20여 명이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다. 서울대와 함께 이 지역에 초등학교 도서관을 짓고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전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개안을 돕는 사업은 필리핀 마닐라 적십자사와 함께 추진해 현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현지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얻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겠다”며 “필리핀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사회책임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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