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일 연체 반복한 中企에 은행권 ‘이자 폭탄’ 못물린다

  • 동아일보

원금에 연체이율 적용 부과 “기업 자금사정 무시한 처사”
금감원, 약관 변경 권고

단기간 연체를 반복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고리의 연체이자를 물려온 은행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적용하는 여신거래 기본약관 가운데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폐지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로 변경한 약관은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기한 이익은 돈을 빌린 기업이 대출 만기 때까지 누릴 수 있는 이익을 뜻한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이 이자를 일정기간 제때 내지 않으면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적용해왔다. 최초 대출 때 약정한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은 연 15∼17%의 연체이자를 물리는 방식이다.

기업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기한은 14일로 가계대출(1개월)보다 짧다. 연체가 시작됐을 때부터 13일 동안 이자에만 연체이율을 적용하다가 14일째부터는 원금에 연체이율을 적용한다. 은행들은 2∼3일 단기 연체가 네 차례 반복됐을 때도 기한이익 상실로 보고 원금에 연체이자를 붙여왔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이처럼 단기 연체 반복으로 연체이자를 붙이지 않는다.

금감원은 단기 연체 반복까지 기한이익 상실로 판단하는 현행 약관은 기업의 자금 사정을 무시한 것이므로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 연체가 많으면 만기 연장 때 금리가 오르거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받는데, 기한이익 상실로 추가 불이익을 주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자 폭탄#원금#연체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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