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모바일 탑승권? 몰라서 못써요”

  • 동아일보

탑승절차 20분→20초 단축… 홍보 제대로 안돼 사용 부진
이용승객 1000명당 6명꼴

25일 오후 7시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출발 대합실 입구. ‘모바일 탑승 서비스 개시’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지난달 1일부터 항공사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항공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항공권으로 탑승 수속을 밟을 수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4개 항공사의 국내선 이용 승객(인천국제공항 제외)이 대상이다.

한국공항공사는 “탑승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20분에서 20초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본 이용 실적은 저조했다. 기자가 약 30분 동안 서측 출입구를 관찰한 결과 200여 명의 승객 중에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한 승객은 20대로 보이는 여성 한 명뿐이었다. 신분증 검사를 담당하는 공항 관계자는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에 1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한 승객은 1만3950명으로 전체 국내선 이용 승객 207만1614명의 0.67% 수준이다. 단체승객, 군인, 제주도민 등은 할인 혜택을 위해 항공사 카운터를 방문해야 해 아직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실제 이용 가능한 승객을 기준으로 해도 이용률은 3.4%에 그쳤다. 연말을 맞아 항공 수요가 감소하면서 모바일 서비스 이용 승객 수는 11월 8322명에서 12월 5628명으로 줄었다.

모바일 탑승 서비스의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홍보 부족 때문이다. 3층에서 발견한 서비스 안내문은 3개뿐이었다. 전광판에는 3∼4분에 한 번꼴로 30초 길이의 안내 영상이 나오지만 소리가 나지 않아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항공사 카운터가 몰려있는 청사 2층도 상황은 비슷했다. 모바일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4개 항공사 중 안내판을 세운 곳은 에어부산뿐이었다. 공항에서 만난 이한재 씨(25)는 “기내 방송이나 항공사 카운터 직원의 설명 등 다양한 홍보 방법이 있을 텐데 편리한 서비스를 두고도 몰라서 못 쓰는 상황이 아쉽다”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항공사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모바일 탑승 서비스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항공사들과 관련 프로모션을 논의하고 있으며 내년에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서비스를 도입하면 이용 승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한 한국공항공사 정보관리팀 과장은 “아직 서비스 도입 초기라 실적이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 1월 중순부터 서비스 이용 탑승객에게 주차료를 할인해 주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모바일#탑승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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