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투자 -고용, 온도차 뚜렷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삼성 등 4대그룹 “투자 확대”… 시설보다 신사업 R&D 집중
포스코-현대重 올 수준 유지… 자금난 3, 4곳은 투자 막막

국내 주요 그룹들이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내년에도 올해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거나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30대 그룹의 내년 투자계획을 조사 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은 내년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그룹은 올해보다 투자를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대 그룹은 아직까지 투자 및 고용계획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투자와 고용을 내년에 더욱 늘릴 계획이다. 그룹들은 생산라인 증설과 같은 대규모 시설투자보다는 신성장 사업이나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LG그룹은 마곡산업단지의 R&D 클러스터 투자 등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 및 고용 확대와 관련해 나머지 그룹은 4대 그룹과 온도 차가 크다. 30대 그룹 가운데 자금난에 시달리는 3, 4곳은 아예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철강이 주력 사업인 포스코그룹과 뚜렷한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조선(造船)이 주력인 현대중공업그룹 등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상당수 그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꾸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계획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10곳 가까운 곳이 서울 시내에 호텔이나 대형 병원, 공연장, 테마파크 등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출점이 제한된 유통기업들도 이른바 ‘골목상권 보호 입법’의 향방에 따라 투자액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분야에서는 수년간 미뤄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 몇몇 그룹은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화력발전소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정부가 내년 초 확정하는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발전(發電)시장을 민간에 대폭 개방키로 하면서 적잖은 그룹들이 화력발전사업자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통령이 바뀌는 첫해엔 평년보다 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내년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전체 투자액의 60∼70%를 차지하는 4대 그룹 등 7, 8개 그룹 외에 나머지는 투자를 줄이거나 현상 유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대기업#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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