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학습효과’… 코스피 되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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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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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투자가 순매수… 10.82P 상승한 1,975.44
원화 강세… 달러환율 1.7원↓

북한의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에도 12일 국내 금융시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발생한 뒤 주가가 반등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날 주가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82포인트(0.55%) 오른 1,975.4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1,970선을 넘어선 것은 10월 9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2448억 원어치를 팔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56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과거 북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외국인투자가들도 205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북한 변수와 관계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개장 초부터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내린 달러당 1074.8원으로 시작해 장중 한때 1073.6원까지 내려갔고 결국 1.7원 내린 1075.0원에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 사건이 발생한 당일 금융지표가 요동치는 일이 잦았지만 이번 로켓 발사에는 이처럼 금융시장이 오히려 거꾸로 반응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습 효과’를 가장 먼저 꼽았다. 4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당일 코스피가 1.12% 상승했고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발표 직후 3%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등했던 것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이 북한 관련 사건을 더이상 ‘악재’로만 보지 않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매달 450억 달러(48조6000억 원)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4차 양적완화 조치를 검토하면서 이날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것도 북한 로켓 발사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예고된 소식이어서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소식 등 다른 호재에 묻혔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이 취약해지지 않는 한 북한 변수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와 이에 대한 반발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이어지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되고 북한이 추가행동으로 맞서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북한#미사일#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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