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내년은 ‘그레이 스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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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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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이 세계경제 발목… 한국 2%대 저성장 전망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상당수는 내년도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재정위기 위험이 내년에도 계속돼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이 이미 알려진 위기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그레이 스완(gray swan·회색 백조)’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 10곳이 올해 11월 말 현재를 기준으로 전망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3.0%로 집계됐다. 투자은행별로는 노무라 2.5%, UBS 2.9%, 메릴린치 2.8%, 도이체방크 2.6%, BNP파리바 2.9% 등으로 투자은행의 절반이 2%대를 예측했다.

이들은 모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내년도 유로존 성장률은 평균 ―0.2%로 올해 추정치(―0.4%)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각국이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긴축재정에 돌입했지만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했고 이어 위기국의 국채를 사들일 유로안정화기구(ESM)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도 악재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1.8%로 올해(2.2%)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절벽(급격한 재정긴축에 따른 경제적 충격) 위험이 사라지지 않은 탓이다. 다만 중국은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와 잇따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내년에 8%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세계 경기 부양을 위한 카드가 소진되어 내년도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여도 반등에는 한계가 있다”며 “유럽의 재정위기를 둘러싼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 그레이 스완 ::

기초체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고 발생하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사건을 의미한다. 니콜라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의 저서 ‘블랙 스완(black swan·검은 백조)’에서 따온 용어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유로존#IB#그레이 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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