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UL 회장 “본업에 맞는 M&A,승자의 저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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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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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23개기업 인수합병

UL 제공
UL 제공
“기업의 비전에 맞게 인수합병(M&A)을 해야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23개 기업을 M&A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키스 윌리엄스 UL 회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리한 M&A로 위기에 빠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894년 미국에서 설립된 UL은 제품에 대한 안전 규격을 개발하고 인증을 주는 안전 인증 전문기업이다. 세계적으로 6만8000여 개의 제조회사가 UL 인증마크가 달린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국내 고객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2300여 개 업체다.

윌리엄스 회장은 “성공적인 M&A를 위해선 먼저 해당 기업이 업무 목표에 적합한 기업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의 높은 수익성을 보고 무리하게 다른 사업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검증된 분야에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신생 분야에 있는 기업의 인수도 가급적 피한다”고 덧붙였다. UL은 단순히 수익을 좇는 기업이 아니라 업계에 기준을 제시하는 곳이기 때문에 안정적 운영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UL은 제품 안전, 성능 테스트 등 회사의 주요 사업 부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들을 인수해 왔다.

차세대 주요 인증 분야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꼽았다. 윌리엄스 회장은 UL 인증 마크가 찍힌 자신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단순히 제품 인증 외에도 와이파이나 롱텀에볼루션(LTE) 같은 통신기술이 급변하고 있고 모바일기기를 통한 금융거래 또한 활발해지면서 안전 인증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회장은 UL의 향후 계획으로 ‘인증 제도의 일원화’를 강조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표준이 아니라면 결국 가치 있는 표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고객사의 입장에서도 표준이 일원화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증 업계에서는 의료, 정보, 오디오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원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윌리엄스 회장은 중소기업도 인증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시장에서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UL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에 인증 정보 외에도 제품의 품질이나 수출 관련 정보 등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인증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UL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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