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여기, 유럽? 강남?… 전망 좋고 물건 사기도 편한데”

상권 형성에 유리한 상가

올가을 들어 상가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0월 신규 입찰한 단지 내 상가는 100% 낙찰됐고 테라스형과 스트리트형 등 새로운 상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반적인 상가시장은 아직 잠잠하지만 택지지구 및 대단지의 내부 상가나 특화 상가들이 시장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매달 임대료를 얻을 수 있는 상가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LH 상가, 내정가격의 두 배에 낙찰

LH가 10월 공급한 단지 내 상가는 서울 강남, 울산 방어, 경주 외동 3개 지구의 13개 점포로 모두 분양을 끝냈다. 서울 강남지구 A1블록의 단지 내 상가는 최초 내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이 157%에 이르렀다. 이 곳 106호 점포는 내정가격이 2억8800만 원이었으나 낙찰가격은 5억7850만 원이었다. 경북 경주 외동과 울산 방어지구 LH상가도 150%선의 낙찰가율을 보이며 분양을 마쳤다.

올해 공급된 전체 LH상가는 146개로 이 중 122개가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LH 관계자는 “상가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최근 공급된 상가들의 입지여건이 좋고 배후 아파트 단지가 커 상권 형성에 유리하다”며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LH는 연말까지 9개 단지에서 62개의 상가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지역은 수원 광교, 대전 천동2, 청주 율량2, 청주탑동1, 광주전남혁신도시, 포항 장량지구 등이다.

이 가운데 수요가 가장 많을 곳으로는 수원 광교지구 상가가 꼽힌다. 이곳은 컨벤션센터, 행정타운(경기도청 등 입주), 법조타운 등이 들어서 수도권 남부의 행정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에 LH상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 형성이 기대되고 있다.

대전 천동2지구 단지 내 상가도 주목된다. 천동1지구, 신흥지구, 인동지구 등이 맞물려 대전 동부지역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LH 단지 내 상가가 주목받은 것은 LH 아파트 대부분이 택지개발지구에 대규모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대규모 단지의 주민들을 상가의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상권 형성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다른 지역을 잇는 교통망도 좋아 외부지역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배후 아파트 100채 당 1개꼴로 점포를 공급하기 때문에 상가들의 과잉경쟁도 웬만큼 막을 수 있다.

○ 테라스형, 스트리트형도 인기

보행로 양쪽에 저층 상가를 잇달아 배치한 유럽형 ‘스트리트(Street)’ 상가나 실내 공간을 옥외로 연장해 점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테라스’ 상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리트 상가는 그동안 로데오거리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 특화지구에만 조성됐으나 최근 신도시나 택지지구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 고층 상가와 달리 소비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소비자들이 길거리에서 바로 상품을 볼 수 있어 구매로 이어지기 쉬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테라스 상가는 야외에서 내다보는 전망이 좋아 커피숍, 레스토랑 등으로 사용하기 좋다. 이들 특화 상가는 문화 예술 공간으로 부각되면서 신규 공급도 늘어나는 추세다.

동익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에 중앙공원과 인접한 ‘라벨르씨티’ 상가를 분양 중이다. 이곳은 인근 동익미라벨 아파트와 함께 LH의 현상설계 공모를 거쳐 유럽형 특화구역으로 조성됐다. 상가 점포 수는 80개로 101∼111m² 802채 규모인 미라벨아파트와 함께 내년 2월 완공된다. 지하철 8호선 연장인 별내선의 별내역과 경춘선 복선전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림산업이 울산 동구 전하동에 지은 ‘e편한세상 전하’의 단지 내 상가도 스트리트 상가로 조성된다. 전하동은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소 등의 배후 주거지로 꼽히는 곳이다. 1475채의 대단지 안에 들어서고 주변에 5000여 채의 아파트촌이 밀집돼 탄탄한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점포 수는 45개이며 내정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분양 중인 ‘래미안 리버젠’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도 큰 길과 접한 스트리트 상가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 KCC스위첸 단지 내 상가는 스트리트 상가에 테라스까지 접목했다. 서울 성북구 동일하이빌뉴시티의 상가에는 길이가 200m인 테라스가 설치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