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골칫덩이 미분양 아파트 단지, 직접 살아보며 신뢰부터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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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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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기 ‘일산자이 위시티’ 분양소장


공사를 마친 뒤에도 분양물량이 남아돌아 수도권의 대표적 미분양 사례로 꼽혔던 아파트가 탈바꿈했다. 2010년 준공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식사지구의 ‘일산자이 위시티’의 얘기다.

한때 GS건설의 골칫덩이였던 이 아파트는 현재까지 98% 분양을 마쳐 출퇴근 시간이 되면 입주민들로 도로가 북적이는 단지가 됐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4년간 ‘일산자이 위시티’의 분양을 담당해온 정명기 분양소장(47·사진)이 있다.

정 소장은 미분양 아파트 분양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볼 도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골칫덩이 단지 분양에 뛰어들었다. 디에스디삼호가 시행한 ‘일산자이 위시티’는 지하 2층∼지상 30층 43개 동에 4683채가 들어선 대단지다. 교통, 교육 인프라를 잘 갖춘 입지를 자랑하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2007년 분양을 시작한 이후부터 6년 동안 미분양 단지의 오명을 쓰게 됐다. 그는 4년 전 이 단지의 분양소장직 제안을 수락했다.

정 소장은 분양 성과를 올리기 위해 우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직접 입주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100만 원짜리 휴대전화를 살 때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데 몇억 원짜리 집을 살 때 고민하지 않는 고객이 어디 있느냐”며 “우선 나부터 계약하는 게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처음 미분양 단지에 입주했을 때는 입주민과 가족들에게 눈총을 받았다. 하지만 꾸준히 입주민과 사이를 두텁게 하며 민원을 처리하고 입주민 행사 및 모임에 적극 참여한 결과 이제는 ‘입주민의 손발이 되어 일하는 분양소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뢰가 구축되자 정 소장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애프터 리빙 계약제’가 대표적이다. ‘일산자이 위시티’는 올해 5월경부터 2년간 살아본 뒤 계약하지 않으면 계약금은 돌려받고 대납해 준 이자만 지불하면 되는 특별 분양조건을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품질의 우수성과 상품성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실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최근 정 소장은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야외 음악당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아파트 주변 주민들과도 화합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정 소장은 “살맛나는 아파트, 살맛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입주민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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