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5.80… 환율 사흘째 연중 최저치 경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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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폭 세계 최대… 李대통령 “수출 어렵다” 우려
외환거래에 과세 ‘토빈세’ … 朴-文 후보측 도입 검토

원-달러 환율이 3일 연속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2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26일)보다 1.2원 내린 109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9일(1077.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기대를 웃돌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됐고 월말을 맞아 풀린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이 급락하자 이명박 대통령도 수출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연설에서 “세계가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도 성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환율이 낮아져 수출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과 속도는 다른 국제통화와 비교했을 때도 두드러진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 등을 시사한 올해 7월 이후 이달 26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4.3% 하락해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원화 다음으로는 말레이시아 링깃이 달러당 4.1%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싱가포르달러(3.6%), 스웨덴 크로나(3.0%), 노르웨이 크로네(3.0%), 태국 밧(2.8%), 중국 위안(1.8%) 등도 달러 대비 환율이 많이 하락했다. 이처럼 아시아 통화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선진국에서 풀린 돈이 금리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토빈세(稅)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은 이날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제 분야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후보 간 회동을 제안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환율#토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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