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37세 女CEO 정현주 “여성들, 원하던 삶 향해 도전하세요”
동아일보
입력 2012-10-22 03:00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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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룩스코리아 CEO 정현주 씨
정현주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대표는 북유럽 인테리어풍인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디자
인에 적용한 청소기를 선보였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제공
“한국 여성들도 기회가 오면 과감히 도전해야 합니다.”
최근 가정용 진공청소기 탄생 100년을 맞아 열린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기념 행사장에서 만난 이 회사 정현주 대표(37·여)는 한국 여성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데다 노동시장의 급격한 고령화를 고려하면 여성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 대학을 졸업하고 험난한 취업에 도전해야 했던 ‘외환위기 세대’인 정 대표 역시 과감한 도전을 한 덕에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기업들의 잇단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취업문이 ‘바늘구멍’ 같았던 1999년. 그는 은행에 취업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지만 6개월 만에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섰다. 그는 “은행의 단순 업무가 내가 원하던 삶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고·홍보회사인 오길비앤매더 코리아 등을 거친 그는 일렉트로룩스가 2002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자 합류해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일렉트로룩스는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업체 중 한 곳이다.
2010년 한국법인의 대표를 공개모집한다는 공고가 나오자 당시 35세 과장이던 그는 인력개발 부서와 상의한 뒤 과감히 지원했다. 그리고 발탁됐다. 일렉트로룩스가 진출한 세계 60개국 법인 대표 중 가장 어린 나이였다. 정 대표는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만난 본사 임원들이 한국을 잘 이해하면서도 회사의 핵심 가치인 혁신에 대한 열정, 고객 중심, 결과 지향에 잘 맞는 이가 나라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2010년 이후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매년 20% 이상 성장해 올해 500억 원대의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는 일렉트로룩스가 1912년 세계 최초의 가정용 진공청소기 ‘룩스1’을 세상에 내놓은 지 100년 되는 해다. 정 대표는 “한국은 프랑스, 독일, 호주, 스웨덴, 일본과 함께 회사가 주시하는 주력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은 디자인과 기능에 민감해 신제품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마켓의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진공청소기 100년을 맞아 내놓은 ‘울트라원 미니’와 ‘울트라 파워’는 소음은 줄이고 흡입력은 높여 청소기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최근 북유럽 인테리어풍인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청소기 디자인에도 적용했다. 국내 가정용 청소기 시장에서 독특한 인테리어로 틈새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한국 대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가전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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