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미만 이민 2, 3세대 ‘세계한상대회 영비즈니스리더 포럼’

  • 동아일보

“젊은 韓商 힘모아 巨商으로 우뚝 서자”… 서울 코엑스 120여명 참가

15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영비즈니스 리더의 밤’에 참석한 젊은 한상들. 주로 이민 2, 3세대인 이들은 현지 정착에 성공한 미래의 거상들이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15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영비즈니스 리더의 밤’에 참석한 젊은 한상들. 주로 이민 2, 3세대인 이들은 현지 정착에 성공한 미래의 거상들이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알렉산드르 텐 씨(34)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고려인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이주 당했던 증조할아버지의 후손으로 한국말은 하지 못하고 한국에 대한 기억도 없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스스로를 ‘한상(韓商)’이라고 소개한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고려인상공인협회’를 꾸려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텐 씨는 “한국인은 다른 나라 국민에게선 찾아보기 어려운 끈끈한 동포애를 무기로 세계 어디서나 비즈니스에 성공하고 있다”며 “나 역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한상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한국과 연관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싶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비행기로 10시간 넘게 날아 한국에 온 그는 16일 개막해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한상대회를 앞두고 15일 열린 ‘세계한상대회 영비즈니스리더 포럼’을 찾았다. 45세 미만 젊은 한상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부모를 따라 외국으로 이민 가 현지 정착에 성공한 2, 3세대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이번 포럼에는 세계 각국에서 120여 명이 모였다.

특히 올해는 텐 씨를 비롯해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상 10명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행사를 주최한 재외동포재단 측은 그동안 소외됐던 CIS 지역에도 한상의 싹을 틔우겠다는 목표로 이 지역 젊은 경제인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장정환 재단 홍보문화팀장은 “이스라엘 경제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행사하는 세력을 무시할 수 없듯 한상들도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라며 “CIS 지역에서 한상들의 힘이 커지면 강제이주 피해보상 문제처럼 그동안 풀기 어려웠던 미묘한 정치외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젊은 한상들은 밤늦도록 어눌하지만 들뜬 한국어로 서로를 소개하고 담소를 나눴다. 인도네시아에서 석탄 및 고무사업을 하는 코린도 그룹의 승범수 대표(40)는 벌써 다섯 번째 이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보니 금방 친해진다”며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 한상끼리는 따로 모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NTD라는 금고회사를 운영하는 배경수 사장(39)은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며 “해외에서 사업하면서 서러웠던 이야기 등을 공유하다 보면 내 편이 참 많다는 생각에 든든해진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세계한상대회#영비지니스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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