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선진국 불경기… 中시장 축소… 수출 ‘3개의 장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현대·기아차 등 신흥시장 개척 주력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內需)도 문제지만 수출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지식경제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1∼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4분기(10∼12월) 수출도 전년보다 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계는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밑도는 저환율(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되고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수출 둔화도 국내 부품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수출 삼중고(三重苦)’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신규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창출하고 신흥국 시장을 개척해 리스크(위험)를 분산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갤럭시노트2’를 소개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고 현지 대형 쇼핑몰 3곳에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사장이 추석 연휴에 멕시코를 방문하는 등 신흥국 시장의 스마트폰 수요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을 창출하는 신규 제품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수원 사업장에서 열린 DMC(완제품) 부문 임원회의에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가장 빨리 시장에 대응하는 ‘퍼스트 무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마켓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중국 인도 터키 체코 러시아 브라질 등 해외 곳곳에 있는 공장의 생산을 늘려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환율의 움직임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달러 결제비중을 낮춰 저환율 환경에 대응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원가 절감을 통해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져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 신흥시장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방안 등 3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차별화된 고급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컨테이너선보다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이나 심해 자원 개발을 위한 시추선, 해양플랜트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기술을 내세워 수주에 나서고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을 선점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미래 성장기술을 차지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외국기업 견제가 심해지는 불황기에는 현지 사회공헌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